4/4박자 단조, 두 도막, 탱고 리듬으로 된 노래로, 가사는 서울 번화가의 밤 풍경과 그 속에서의 서정을 담고 있다.
「서울야곡」은 1950년으로서는 매우 드문 탱고 음악을 활용한 노래이다. 일제강점기 대중가요는 일본 엥카 양식의 트로트와, 민요의 어법을 계승한 신민요의 두 양식이 주를 이루었고, 재즈송으로 통칭되는 서양식 노래는 수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해방 후 미국 대중음악이 직접 유입되어 그 영향을 받은 7음계나 스윙, 탱고, 블루스, 부기우기, 맘보 등 리듬을 지닌 작품들이 1950년대 중반부터 크게 늘어나게 된다. 「서울야곡」은 이러한 흐름의 맨 앞에 서 있는 작품으로 탱고 리듬을 잘 살리면서도 유려하게 다듬어진 선율이 돋보이는 노래이다. 작곡자 현동주는 이 노래를 부른 현인의 본명으로, 일제강점기에 일본과 상해에서 음악을 배우고 활동한 경력을 지닌 현인의 음악적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현인은 1950년대에 가장 인기를 모은 가수로, 트로트와 서양식 대중가요 양자를 두루 잘 소화한 가수였다.
가사는 방송극작가이자 작사가인 유호의 것으로, 충무로, 명동, 종로네거리 등 서울에서 가장 화려한 거리의 야경을 3절에 걸쳐 그려낸다. 쇼윈도에 흐르는 빗물, 버려져 흩어진 꽃다발, 버려졌으나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 코트 깃을 올리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남자 등의 이미지로 도시적인 감상성과 우울함을 드러내며, ‘쇼윈도 그라스’, ‘네온’, ‘마로니에’, ‘레인코트’, ‘바가본드’ 등 외래어의 잦은 사용으로 서울거리를 실제보다 훨씬 더 서양적인 질감으로 느끼게 만든다.
1970년대 후반 전영이 리메이크해서 다시 인기를 얻었고 같은 제목의 텔레비전드라마가 히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