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포드호 (Ilford)

목차
근대사
유물
1905년에 한인들이 멕시코로 이민갈 때 타고 간 배.
목차
정의
1905년에 한인들이 멕시코로 이민갈 때 타고 간 배.
내용

1902년에 한국인의 미주 이민이 시작된 뒤 멕시코 이민도 점차 이루어졌다. 당시 한인의 멕시코 이민을 대리(代理)하였던 사람은 네덜란드·독일계 영국인인 마이어스(John G. Mayers)라는 상인이었다. 그는 일본의 모지[門司]항에서 일포드호를 전세내어 한인들을 수송하는 이민배로 이용하였다.

원래 이름이 ‘샌 일포드’인 일포드호는 강철로 제작된 화물선으로, 총톤수는 4,266톤이다. 1901년에 영국 뉴캐슬의 한 조선소에서 건조되었으며, 브리테인 스팀쉽 컴파니(Britain Steamship Company)가 소유하였다가 1968년에 비비(Bibby) 해운에 소유권을 넘겼다.

1905년 4월 초에 한인 1,033명을 태운 일포드호는 제물포항을 떠나 태평양을 건넜다. 당시 선실에는 임시로 만든 2층과 3층의 나무 침대가 있었는데, 평양과 부산 사람, 그리고 서울과 기타 지방 사람을 나누어 생활하게 하였다. 그것은 일포드호의 선주 회사가 평양과 부산 사람들이 성격이 급하고 과격해서 자주 항의하는 것을 귀찮게 여겼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일포드호는 5월 8일에 태평양 연안의 멕시코 서남부에 위치한 살리나크루스(Salina Cruz)항에 도착하였지만, 멕시코 해관 당국은 입항은 물론 하선도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배에는 박선일의 2살된 아들과 김영성의 4살된 딸이 병에 걸려 죽었기에 1,031명의 한인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4일 동안 배 안에서 머물다가 12일에야 간신히 하선하여 멕시코에 첫발을 내딛었다.

일포드호에서 내린 한인들은 살리나크루스 항구 주변의 들판에서 하루를 머물렀고, 다음 날 144명의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만이 테우안테펙(Tehuantepec) 지협(地峽) 기차를 타고 베라크루스(Vera Cruz)의 코앗사코알코스(Coatza Coalcos)역에 도착하였다. 이들은 역 주변의 들판에서 다시 이틀을 지낸 다음, ‘이달고(Hidalgo)호’라고 불린 화물선을 타고서 5월 20일경에 유카탄 반도의 동북쪽 끝에 위치한 프로그레소(Progreso)항에 이르렀다. 그 뒤 다시 기차를 갈아 타고서 유카탄의 메리다(Merida)에 도착하였다. 일포드호에 탑승하였던 한인들은 멕시코에 도착한 후부터 계약노동이 해지된 1909년 5월 12일까지 만 4년 동안 유카탄의 여러 곳에 자리하고 있던 농장에서 생활하였다.

참고문헌

『구한말 한인 하와이 이민』(오인환·공정자, 인하대학교출판부, 2004)
『독립운동사적지 실태조사보고서』Ⅲ(국가보훈처·독립기념관 편, 국가보훈처·독립기념관, 2003)
「미주이민70년」(20)」(윤여준,『경향신문』1973.12.8)
집필자
김도형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