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
정의
일제강점기 멕시코에서 메리다지방회 회장, 코아트사코알코스지방회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한 교민. 지도자.
개설
멕시코로 이민한 뒤, 미국의 국민회와 연락하여 메리다지방회를 세우고, 군인을 양성하기 위해서 숭무학교를 창설하는 등 멕시코 한인 사회를 이끌었다. 생몰년은 알 수 없다.
생애 및 활동사항
대한제국 시기에 공병대 하사로 근무하다가 1905년에 멕시코로 이민하여 에네켄(henequén) 농장에서 계약을 맺고 일하였다. 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다가 계약이 끝나기 1년 전인 1908년에 80∼100페소를 주고는 계약을 끝냈다. 활동이 자유롭게 된 이근영은 주변의 한인들과 함께 미국에서 활동하던 국민회(國民會)의 본부와 연락하면서, 멕시코 한인을 구호하고 구직을 돕기 위해서 친목회를 조직하였다. 친목회의 회장은 이근영이 맡았고, 김윤원과 김제선이 각각 총무와 재정을 담당하였으며, 사찰은 황명수가 맡았다.
이근영은 1909년 5월 9일에 국민회 메리다지방회를 창립하였는데, 창립대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당시메리다지방회의 부회장에는 방경일, 총무 및 재무에는 김윤원, 서기에는 신광희, 학무원에는 황명수, 법무원에는 조병하, 구제원에는 김제선, 평의원에는 김구현·최정식·이근하·이국빈·유진태·김대선·김성민·김태진·박선일 등이 선출되었다. 대한인국민회 미주총회는 멕시코 한인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이들을 하와이로 이주시켜 구호하고자 하였다. 이근영은 메리다지방회의 대표로 김동현, 김명수, 이병언 등과 함께 1911년 9월에 하와이로 떠났다. 일행은 멕시코 서부의 아카풀코(Acapulco)항을 떠나 만사니요(Manzanillo)항에 도착한 뒤, 다시 배를 갈아 타고 9월 19일에 미국의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항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이민 조례에 맞지 않아 하와이로 가지 못하고 멕시코로 되돌아 왔다.
멕시코 한인 가운데는 이근영과 같은 군인 출신이 제법 많았다. 이근영은 곳곳의 경찰소에 군법 체조를 보급하였는데, 1910년 11월 17일에는 양귀선, 조병하, 이순근 등과 함께 메리다 지방에 무관 양성 기관인 숭무학교(崇武學校)를 창설하였다. 숭무학교에서는 본격적으로 군인을 양성하여 생도 118명을 배출하였다. 하지만 멕시코 유카탄 지역에 살고 있던 한인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지쳐, 약 3백 명의 한인들이 1911년 12월에 베라크루스(Veracuruz)주(州)의 남쪽 끝에 자리한 와하케뇨(Oaxaquenō) 지방으로 이주하였다. 그들은 와하케뇨를 ‘오학기나’라고 부르면서, 대한인국민회(大韓人國民會) 오학기나지방회를 조직하였다. 이때 이근영도 와하케뇨로 이주하여 오학기나지방회에서 활동하였다. 그 뒤 이근영은 황민주, 이정구와 함께 다시 메리다로 돌아왔다가 1916년에는 멕시코시티와 유카탄에서 각각 모집한 한인 청년 40여 명을 이끌고 과테말라혁명에 용병으로 참전하기도 하였다.
와하케뇨 지방의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하던 한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배로 이동하기 쉬운 베라크루스주의 코아트사코알코스(Coatzacoalcos)로 옮겼다. 메리다로 돌아온 이근영도 1916년 8월에 코아트사코알코스로 이주하였다. 하지만 코아트사코알코스의 한인들은 1917년에 멕시코혁명이 일어나자 곳곳으로 흩어졌다. 그 뒤 한인들이 다시코아트사코알코스로 모여 살면서, 1926년에 푸엘도예비지방회가 창설되었는데, 이것은 1939년에 코아트사코알코스지방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근영은 1940년대에 코아트사코알코스지방회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인을 보호하고 독립운동을 후원하였으며, 해방 이후에도 계속 코아트사코알코스지방회에서 활동하였다.
참고문헌
『중남미 한인의 역사』(김도형, 국사편찬위원회, 2007)
『독립운동사적지 실태조사보고서』Ⅲ(국가보훈처·독립기념관, 2003)
『한국인 멕시코 이민사』(이자경, 지식산업사, 1998)
『재미한인오십년사』(김원용, Reedley California, 1959)
「멕시코지역 대한인국민회의 조직과 활동」(김도형,『국사관논총』107, 국사편찬위원회, 2005)
「멕시코 한인사회와 독립운동」(김도형,『아시아아메리카 연구』5-1, 2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