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 주로 거주하였던 지역은 카라보보(Carabobo) 거리이다. 이곳에 109번 버스의 종점이 있었으므로, 한인 이민자들은 자신의 거주 지역을 ‘백구’라고 불렀다. 지금도 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1965년에 아르헨티나로 농업 이민을 한 한인들은 농업을 포기한 뒤, 1966년에 대부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로 이주하였다. 그들은 처음에는 레티로(Retiro), 비자 솔다티(Visa Soldati) 등의 빈민 지역에 거주하였다가 10월 이후에 백구촌으로 옮겨 대규모 한인 거주지를 형성하였다.
백구촌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남쪽의 플로레스(Flores) 지역에 위치하는데, 중심지는 카라보보 거리이다. 이곳 역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 거주 지역으로, 한인들은 채소상을 운영하면서 살았다. 1968년 중반부터 이곳에서 요코 삯일과 편물 삯일을 시작하면서 활기를 띠게 되었고 이민 사회의 각광을 받았다. 1970년대 중반부터는 봉제 삯일도 활발히 이루어져, 백구촌은 한인 사회의 경제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자연히 한인들이 더욱 몰려들어 한인 밀집 거주지로 점차 변화하였다.
백구촌은 1만여 명에 이르는 한인들이 밀집하여 살았던 곳이다. 하지만 볼리비아나 페루 사람들이 대거 이주한 뒤로는 경제적인 상황이 나아진 한인들이 점차 떠나기 시작하였다. 이전과 같은 활기찬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아직도 한국학교, 한국식품점, 한국 음식점 등은 물론 한인이 운영하는 약국, 잡화점, 교회 등이 흩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