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한인 이민 4세대인 구노 오크만을 통해 한인 후손들의 정체성 추구 과정을 보여 주는 모노드라마이다.
구노 오크만이라고 불리는 억만은 어렸을 때 자신이 한인임을 모르고 계부와 이웃들로부터 멸시와 천대를 받고 자랐다. 하지만 임종하는 어머니에게서 자신이 멕시코인이 아니라 한인인 ‘꼬레아노(Coreano)’이라는 말을 듣고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일으킨다. 그러한 와중에 외할머니에게서 자신이 1905년에 멕시코로 이민을 온 에네켄 한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한국어를 배우면서 점차 새로운 정체성을 찾게 된다. 그는 한국에서 온 한 여자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으면서 한국인으로 살아갈 꿈을 꾼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 저지른 범법 사실로 인해 한국 국적을 획득하지 못하고, 아내마저 자신을 떠나면서 좌절과 나락에 깊이 빠지게 된다.
이 작품은 2004년에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다섯 차례나 무대에 올려졌으며, 임용위가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공식 후원을 받아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행사의 공식 공연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극단 실험극장은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일에 멕시코시티, 메리다(Mérida), 푸에블라(Puebla) 등지에서 김성노 연출로 이 작품을 순회 공연하였다.
멕시코에 거주하는 임용위(任龍尉)는 1999년에「무화과꽃」이라는 희곡 작품으로 국내에 데뷔하였다. 그 뒤 2004년에 이 작품을 통해서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주인공인 한인 이민 후손의 인생 역정을 통해서 고국을 떠나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외동포에게 ‘조국은 무엇이고, 이민 후손들이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하면서 현지 사회에 터를 잡고 살아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 편의 드라마로써 멕시코 한인 이민사의 비애를 잘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