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몽천자속 ()

문헌
미국인 선교사 제임스 스카스 게일이 아동에게 한자와 한문을 가르치기 위하여 1904년에 간행한 교재. 한자학습서.
이칭
이칭
유몽속편(牖蒙續編)
정의
미국인 선교사 제임스 스카스 게일이 아동에게 한자와 한문을 가르치기 위하여 1904년에 간행한 교재. 한자학습서.
개설

저자인 제임스 스카스 게일(James Scarth Gale, 한국명 기일(奇一), 1863~1937)은 언어학자·저술가·번역가·역사학자·민속학자로서 한국어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캐나다 출신의 미국인 선교사였으며,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지속하면서 교육사업의 하나로 『유몽천자(牖蒙千字, 영문명 The thousand character series. Korean Reader)』를 저술하였다. 본서는 『유몽천자(牖蒙千字)』 권4(卷四)에 해당하는 학습서로 『유몽천자』 권1·권2·권3과 달리 고등 수준의 한문 학습서이다. 성서번역회 위원 이창직(李昌稙)이 교열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의 저술 의도는 아동에게 한자 및 한문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었다. 『유몽천자』는 모두 4권 4책으로 구성되었는데, 권1과 권2는 국문 서문과 함께 대부분 국한문체로 근대 지식을 선정·배열한데 비해, 권3은 근대 지식을 한문 현토로 서술하였다.

『유몽속편(牖蒙續編)』은 『유몽천자』 권4의 다른 이름이다. ‘속편’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권1부터 권3까지와는 달리 권4에서는 한국 고전을 주요 내용으로 선정하고, 문체에서도 한문을 중심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도는 각 권의 서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권1과 권2의 서문은 순국문으로 썼으며, 권3에서 한문으로 “대저 유몽(牖蒙)의 글은 아동으로 하여금 그 뜻을 쉽게 인도하도록 짓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권(권1)은 국문으로 한자를 풀이하는 방식으로 하고, 중권(권2)은 국문과 한문의 두 문체를 사용하며, 하권(권3)은 한자를 순용하여 서양사를 역등(譯謄)한다고 하였다.

『유몽속편』이 처음 출판된 때는 1904년이다. 이보다 앞선 1903년 『유몽천자』 권1이 일본 요코하마에 소재했던 후쿠인 인쇄회사(Fukuin Printing Co, LTD)에서 인쇄하여 서울의 대한성교서회(大韓聖敎書會)에서 발행하였다. 권2와 권3 및 『유몽속편』은 1904년에 초판이 발행되었다.

그 후 1905년에 대한예수교서회(Korean Religious Tract Society)에서 권1·권2· 권3의 재판이 발행되었지만, 『유몽속편』은 1907년에 재판이 발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유몽속편』 제3판은 1909년(융희 3) 3월 20일 대한(大韓) 황성(皇城) 광학서포(廣學書鋪)에서 발행되었으며,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 도서관에서 원문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서지적 사항

본서는 표지, 1904년 1월 6일에 쓴 게일의 영문(英文) 서문, 영문 목차, 한문으로 쓴 서문, 49과로 이루어진 본문, 자전(字典)으로 구성되었다.

국립중앙도서관본 제3판의 판권에는 저술자(著述者) 영국 문학박사 기일 목사(奇一 牧師), 교열자(校閱者) 성서변역회 위원 이창식(李昌植), 발행자(發行者) 광학서포 김상만(金相萬), 인쇄소(印刷所) 휘문관(徽文舘), 발행소(發行所) 광학서포(廣學書舖) 등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창식은 이창직(李昌稙)의 오기인데, 그는 1888년 12월 14일 내한(來韓)한 게일이 언더우드 선교사의 집에서 어학을 공부하다가, 1889년 3월 17일 해주를 거쳐 장연군 소래에서 만난 교인으로, 해주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게일의 선교 사업과 번역 일을 도왔던 사람이다.

권1과 권2의 국문 서문에서 ‘대미국인(大美國人) 기일 저(奇一 著)’, ‘대한사인 이창직 술(大韓士人 李昌稙 述)’이라고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유몽속편』도 이창직은 단순 교열자가 아니라, 기록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

『유몽속편』은 신학문을 하는 젊은 학도들에게 고급 한문 지식을 가르치는 데 목적을 둔 교과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1부터 권3까지의 내용이 근대 지식 및 서구의 인물과 역사를 중심으로 한 데 비해, 속편은 ‘기자동래(箕子東來)’로부터 한국 고전의 명문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경신사』(1991)에 따르면, 이 책의 내용 선별은 『동국여지승람』·『율곡전서』·『국조보감』·『포은집』·『퇴계집』 등에서 선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제 방식은 과별 편제(課別 編制)를 취했으며, 각 과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각 과의 내용을 제시하기 전에 해당 과에 등장하는 한자를 풀이하고, 그 과와 관련한 간단한 설명을 붙였다. 예를 들면 기자 동래(箕子東來)와 ‘홍범(洪範)’을 내용으로 한 제1과의 경우 ‘제일과(第一課)’라는 과명 다음에 ‘殷 은, 나라, 紂 쥬, 사오나올, 範 범, 법…’과 같이 한자를 풀이하고, 한문으로 ‘기자가 우리나라에 오게 된 내력’을 설명한 뒤, 홍범(洪範)을 풀이하는 방식을 취했다. 제1과와 ‘홍범’이 이어진 제2과는 다른 과(課)와는 달리 국한문을 사용했으며, 제3과부터 제49과까지는 모두 순한문을 사용했다.

『유몽속편』 49개 과에 등장하는 작품은 기(記)와 서(序)를 중심으로, 논(論), 소(疏), 지(誌), 사(辭), 부(賦) 등의 42개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군왕인 세종과 숙종의 글을 포함하여 신라·고려·조선 시대의 명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제1과~제2과 기자 동래 ‘홍범’, 제3과 세종(世宗) ‘주계편(酒戒篇)’, 제4과 숙종(肅宗) ‘창파편주도식(滄波扁舟圖識)’, 제5과 설총(薛聰) ‘화왕계(花王戒)’, 제6과 최치원(崔致遠) ‘상대사시중장(上大師侍中狀)’, 제7과~제9과 이색(李穡) ‘지평현미지산윤필암기(砥平縣彌智山潤筆菴記)’, ‘망해루기(望海樓記)’, ‘운금루기(雲錦樓記)’, 제10과 정몽주(鄭夢周) ‘김해산성기(金海山城記)’, 제11과 하륜(河崙) ‘포은선생시집서(圃隱先生詩集序)’, 제12과 변계량(卞季良) ‘포은선생시고서(圃隱先生詩藁序)’, 제13과 정도전(鄭道傳) ‘근정전서(勤政殿序)’, 제14과 권근(權近) ‘식파정기(息波亭記)’, 제15과 이규보(李奎報) ‘망해지(望海誌)’, 제16과 서거정(徐居正) ‘사우당기(四友堂記)’, 제17과 신숙주(申叔舟) ‘운금루중수기(雲錦樓重修記)’, 제18과~제20과 어효첨(魚孝瞻) ‘풍수설상소(風水說上疏)’, 제21과~제22과 정인지(鄭麟趾) ‘낙천정서(樂天亭序)’, ‘훈민정음서(訓民正音序)’, 제23과 김종직(金宗直) ‘환취정기(環翠亭記)’, 제24과 조위(曺偉) ‘독서당기(讀書堂記)’, 제25과~제29과 이이(李珥) ‘시폐소(時獘䟽)’, 제30과~제31과 박홍미(朴弘美) ‘청강부(淸江賦)’, ‘몽포설(夢飽說)’, 제32과 송시열(宋時烈) ‘포은선생집중간서(圃隱先生集重刊序)’, 제33과~제34과 조극선(趙克善) ‘안정동유거기(安靜洞幽居記)’, 제35과 정경세(鄭經世) ‘국포기(菊圃記)’, 제36과~제46과 홍양호(洪良浩) ‘방안사(放雁辭)’, ‘청파루기(聽波樓記)’, ‘요야일출기(遼野日出記)’, ‘이와기(泥窩記)’, ‘계고당기(稽古堂記)’, ‘계문연수부(薊門烟樹賻)’, ‘증홍상사상철귀남양서(贈洪上舍相喆歸南陽序)’, ‘소영거사홍상철주갑서(小瀛居士洪相喆周甲序)’, ‘쌍청정기(雙淸亭記)’, ‘영파루중수기(映波樓重修記)’, ‘부지헌기(不知軒記)’, 제47과~제48과 남공철(南公轍) ‘석양루(夕陽樓)’, ‘임실학기(任實學記)’, 제49과 ‘강필효(姜必孝)’, ‘시우당기(是憂堂記)’ 등이다.

‘자전(字典)’은 본문에 쓰인 한자를 정리한 것으로, ‘ㅇ, ㅎ, ㄱ, ㅁ, ㄴ, ㅂ, ㅍ, ㄹ, ㅅ, ㄷ, ㅌ, ㅈ, ㅊ’의 순서로 배열하였으며, ‘了’를 ‘ㅇ’ 항에 두면서도 ‘뇨’로 적고, ‘遼, 寥, 繚, 憀’를 모두 ‘요’로 적으면서도 ‘ㄹ’ 항에 배열한 것은 이 시기 두음법칙 표기의 혼란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유몽속편』은 국문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근대 계몽기의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잘 반영하는 교과서이다. 선교사로서 한국어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게일이 이 책을 편찬한 까닭은 그 당시의 학문적 전통과 문자 생활의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게일은 신구학문의 대립 상황에서 과거의 학문적 전통을 계승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문 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었다.

『유몽속편』은 기능적인 면을 고려할 때 『유몽천자』 권1·권2·권3과는 달리 학습자의 수준이나 학습 과정을 충분히 고려한 교과서로 볼 수는 없다. 교훈성과 문학성을 고려한 작품 선정을 중시하기는 하였으나, 개별 작품의 선정 및 배열에 일정한 원칙을 찾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신학문 숭배 풍토가 만연하는 상황에서 전통을 이해하고 계승하고자 한 점과 한문 학습을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자 한 점 등은 이 교재가 갖고 있는 의의로 평가할 수 있다.

참고문헌

『유몽속편(牖蒙續編, 『유몽천자』권4)』(Jame Scarth Gale, 광학서포, 1909)
『유몽천자(牖蒙千字)』권1·권2·권3(Jame Scarth Gale, 대한성교서회, 1904)
『(부산·경남지역 기독교의 연원을 추적한) 부산지방 기독교 전래사』(이상규, 글마당, 2011)
『경신사』(경신중고등학교, 1991)
「한국어 교육사의 관점에서 본 『교린수지(交隣須知)』와 『ᄉᆞ과지남(辭課指南)』 비교 연구」(허재영, 『한말연구』31, 한말연구학회, 2012)
「선교사 기일[James Scarth Gale]의 한문 교과서 집필 배경과 교과서의 특징」(남궁원, 『동양한문학연구』27, 동양한문학회, 2007)
집필자
허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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