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를 부르기 앞서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단가의 하나이다. 2소박 12박의 중모리 장단에 ‘솔라도레미’의 평우조로 부른다.
「백발가」는 두 가지 계열로 나누어 진다. 첫째는 고금의 영웅이나 호걸들도 하얗게 세어가는 머리카락은 어찌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았듯이 우리의 삶도 그러할 것임을 한탄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경우이다. 이는 단가 「공도라니」, 「귀불귀」와 같은 계열에 해당한다. 「공도라니」는 ‘공도라니 백발이요 면치 못할 것은 죽음이라’의 가사로 시작하여 고금 영웅과 호걸을 나열해 나가며, 「귀불귀」는 ‘어와 청춘 소년님네 백발보고 웃들 마소’로 시작하여 역시 여러 영웅 호걸을 나열한다. 시작 부분이 다를 뿐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둘째는 전반부에는 백발 한탄을 노래하고 후반부에는 승지강산을 구경하러 다니다가 절의 재맞이 장면을 구경하는 내용이 붙어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 백발 한탄 부분이 짧게 처리되고, 오히려 재맞이 장면이 길게 확대되어 있는데, 근대 명창일수록 이러한 단가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 고사에 등장하는 영웅 호걸의 나열보다는 여러 악기를 연주하며 재를 올리는 장면의 묘사가 더 현실적이고 흥미롭기 때문이다. 앞 부분은 「백발가」의 전형적인 내용이지만 재맞이 부분은 단가 「사창화류」와 같다.
명창 박녹주가 만년에 「백발가」를 불러 청중을 울린 적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이 곡은 「귀불귀」로서 「공도라니」계열의 단가이다. 「귀불귀」는 박녹주가 주로 불렀던 곡이다. 「백발가」는 근대 명창 중 박봉술, 오정숙 등이 자주 불렀는데, 박봉술의 「백발가」는 「공도라니」와 같은 계열에 속하고 오정숙은 「사창화류」와 섞인 계열에 해당한다. 박봉술은 「백발가」이외에 「사창화류」를 독립적으로 노래하고 있어서 두 곡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