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무당들이 때를 맞아 신령께 만물 생성과 가을걷이에 감사드리고 마을 평안은 물론 각 가정 구성원의 무사태평, 무병장수, 부귀공명,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무속적 의례이다. 황해도 맞이굿에는 기자(祈子)가 자체적으로 행하는 것과 기자를 따르는 재가집(단골집) 요청에 의해 행하는 것이 있다. 두 경우 모두 명분상으로는 신에게 감사드리는 것이지만, 그 내용상에 있어서는 현세적 길복을 위한 기복적 내용이 담겨 있다. 황해도 맞이굿 이칭으로는 꽃맞이굿·잎맞이굿·햇곡맞이굿·단풍맞이굿·진적·진적맞이굿·철물이굿·철맞이굿·신사굿·신사맞이굿 등이 있다.
고대인들의 생활방식과 관련된 역사적 사료 중심으로 살펴보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삼국유사』에서는 강림한 천신(天神)과 지신(地神)의 융합을 통해 인간이 태어나며 그에 따른 삶의 질서인 문화가 창조되고 있다. 이러한 신앙구조는 고대인들 삶 속에 자리 잡았던 천신신앙(天神信仰)이 그들의 일상적 의례로 직결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자료와 더불어 중국 문헌 『삼국지』 「위지』 동이전(東夷傳) 부여(夫餘)조에는 “은(殷) 정월 천신(天神)을 맞이하여 제천의식을 베풀었다.”고 하고 이를 영고(迎鼓)라고 불렀는데, 영고(迎鼓)는 무속의례인 영신제(迎神祭)로서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는 맞이굿과 같은 것이다. 영고(迎鼓) 때는 음주가무가 동반되어 오락이나 흥을 풀기 위한 것 이외에도 천신을 맞이하는 목적이 있었다. 즉 황홀경 세계로 접어들어 영적 존재인 신령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개최 시기는 봄철과 가을철로 구분되어 진다. 재정 여건에 따라서는 봄가을 모두 행하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는 봄 또는 가을 중 한번 정도로 행하기도 하고 격년 또는 삼년마다 개최하기도 하기도 한다. 봄철에 개최되는 것은 ‘꽃맞이굿’이라 칭하고, 햇곡식 나는 가을철에 행하는 것은 ‘햇곡맞이굿’이라 부르는데 굿 형식은 같다.
여기서 ‘맞이’라는 말은 두 가지 뜻으로 쓰이고 있다. 굿에서 신령을 강림케하여 즐거움을 나누는 의미에서의 ‘맞이’로 쓰이거나, 굿거리 한 대목의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상산맞이에서의 ‘맞이’와 같이 특정신을 모셔드리기 위한 동사 어법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황해도 맞이굿은 굿이 드는 날, 묵는 날 그리고 나는 날 도합 삼일굿으로 치러진다. 그리고 굿은 소굿과 육굿으로 이원화된다. 굿이 드는 날부터 다음날인 묵는 날 오전까지의 굿은 소찬(素饌) 신령을 모시는 소(素)굿을 하고, 묵는 날 오후부터 나는 날까지는 육찬(肉饌) 신령들을 모시는 육(肉)굿을 행한다.
소굿이든 육굿이든, 황해도굿 진행 방식은 만신 자신이 봉신하는 신령을 불러서(請神), 모시고(奉神), 놀리어(娛神), 보내는(送神) 4단계 절차에 의한다.
신을 부르기 위해서는 청배 소리를 하거나 신춤을 추며 상징적인 의례행위를 표출하고, 신을 모시기 위해서는 신춤을 추거나 신령에게 절을 하고 향·술·음식 등을 올린다. 또한 신을 놀리기 위해서는 청배 소리를 하고 흥겨운 연극적 재담과 신춤을 추며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을 돌려보낼 때는 청배 소리와 연극적 재담을 하고 신춤을 추며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
삼일굿으로 치러지는 황해도 굿 김매물 만신의 맞이굿 순서는 다음과 같다. 안반고사-신청울림-일월맞이-상산맞이-초감흥굿-수비물림-영정물림-칠성굿-성주굿-소대감굿-소부인 모시기-군웅타살-토인성수굿-타살감흥굿-뱅인영감 모시기-도산말명굿-대감굿-세준네 삼춘 모시기-마상타기-신장굿-서낭굿-조상굿-마당굿-강변용신빌기-삼일정성 등이다.
황해도 맞이굿은 매년 철따라 행해지는 정기의례이다. 그 목적은 신령을 강림케 하여 즐겁게 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무속신앙의 기본적 틀을 갖추고 있는 이른바 강림신앙(降臨信仰)의 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또한 신령에게 예의를 표하는 일종의 감사제이기 때문에 풍성한 음식을 장만하고 굿거리를 통해 춤과 소리를 자랑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생활의 구심점을 이루는 공동체를 형성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들 삶의 동질성과 일체감을 확인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