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영도구 동삼동 하리항 마을주민들이 수신을 위안하고 어촌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면서 마을주민들의 대동단결을 모색하는 대동의례이다. 이 지역은 당초에 농업과 어업을 아우르던 반농반어(半農半漁) 지역이어서 굿의 형태도 농업과 어업을 위한 것이었으나, 1970년 새마을운동이 전개되면서 미신타파로 ‘굿’이 ‘제’로 바뀌는 과정 속에서 어업을 위한 풍어제로 바뀌었다. 또한 주민들의 주생업이었던 농업이 어업으로 전환되면서 풍어제는 더욱 촉진되었다.
동삼동 어촌계 소속의 해녀와 어부들이 단합하여 풍어제추진위원회를 조직하여 주관하고, 풍어제 주재는 동해한 지역에서 집안대대로 무업을 해 온 세습무계의 무녀와 화랭이들이 행한다.
하루 전날 가설 천막으로 굿청을 매고 지화와 제물을 진설하여 굿 준비를 마친다. 풍어제날이 되면 아침 식사를 마치고 9시 즈음 본격적인 의례를 시작하여, 오후 8시 즈음에 마친다. 풍어제 순서는 부정굿-골매기서낭굿-조상굿-세존굿-성주굿-손님굿-군웅장수굿-용왕굿-꽃노래굿-뱃노래굿-등노래굿-거리굿(대거리) 등이다.
진행은 무녀가 굿 소리를 하고 춤을 추면서 여러 가지 재담과 골계적 몸짓을 곁들여 선굿을 하고, 남자 화랭이들은 앉아서 음악 연주를 하면서 선굿을 바라지한다. 이러한 형식의 풍어제는 즉흥적인 오락적 요소와 종교적인 신앙적 요소가 혼합되어져 진행된다.
영도풍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용왕굿이다. 용왕굿은 어민들의 생업과 관련되어 있는 동서남북 사해용왕신을 모시는 것이므로 각별하게 치러진다.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액을 미리 막고 복을 구하기 위하는 굿이어서 다른 굿과는 달리 바다 위에 떠 있는 선상이나 또는 바닷가나 선창에 나가서 행하게 된다.
용왕굿이 이루어지는 배는 풍어 상징의 기다란 깃발을 꽂는다. 무녀가 용왕신을 향해 선주와 뱃사람들을 축원하는데 그 내용은 바다에 나가더라도, 무탈하고 안전하며 또한 많은 고기를 잡게 해달라는 것이다.
과거 별신굿을 행할 때 재정이 확보되는 상년이 되면 상달에 택일하여 3일이나 5일 또는 7일 등 수 일동안 개최되었지만, 오늘날 풍어제는 매년 음력 3월 초이튿날 당일 행사로 치러진다.
영도풍어제에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도 참석한다. 또한 관련된 행정계·정치계·문화계 인사들도 참석하여 장엄한 문화행사를 방불케 한다. 풍어제를 올리는 궁극적인 목적은 변화무쌍한 바다를 대상으로 생업을 해야 하는 어민들의 어업 안전과 풍어 그리고 삶의 풍요를 위한 노력이 결집된 어촌마을의 대동의례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