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동해안 세습무녀(巫女)로, 세습무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무녀로 살았다. 송동숙(宋東淑, 1928∼2006)과 함께 별신(別神)굿을 계승하였는데, 주로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를 중심으로 활동하였으므로, 그의 별신굿을 ‘영해별신굿놀이’라고 부른다.
1942년에 경상북도 포항읍 월포에서 태어났다. 영덕 매정국민학교에 재학 중이던 9세 때부터 무속 집안의 전통에 따라 무녀로 활동하였다. 1960년에 굿판을 벌이던 중에 동해안 굿의 명인인 송동숙을 만나 고모인 무녀 김일향(金一香)이 살고 있는 영덕군 강구로 가서 신혼살림을 차렸다가, 다음해 음력 11월 21일에 경주의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 뒤 송동숙과 함께 경상북도 포항시 월포리의 친정으로 이주하였고, 1963년에 다시 영덕군 영해 읍내로 거주지를 옮겨서 영해 일대의 굿을 도맡았다.
1980년에 송동숙이 경상북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 영해별신굿놀이(영덕 별신굿)의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자 함께 전승자로 등록되었고, 그 뒤 1989년에 예능보유자 후보가 되었다가 2007년 1월 8일에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영해별신굿놀이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하지만 1달 정도가 지난 2월 12일에 사망하였다.
영해별신굿놀이는 강원도 고성∼부산에 이르는 동해안 일대에서 펼쳐지는 굿으로, 풍어(豊漁)를 기원하는 한편 마을 주민의 안과태평(安過太平), 부귀공명(富貴功名), 소원성취(所願成就) 등을 빈다. 시간과 공간, 마을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굿거리가 줄거나 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정굿─골매기청좌굿─당맞이굿─화해굿─세존굿─조상굿─성주굿─장군굿─천왕굿─심청굿─놋동이굿─손님굿─계면굿─용왕굿─탈굿─거리굿 등으로 진행된다. 이 별신굿놀이는 마을신앙에 기반을 두고 벌이는 종교적 대동의례(大同儀禮)로, 군 단위인 영덕 일대에서만주로 전승되었다. 김미향은 굿판에서 남편인 송동숙을 비롯하여 아들과 딸, 사위까지 함께 하였는데, 현재 무업(巫業)은 사위 김장길이 계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