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대호는 부산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것으로, 상하접합 기법을 이용하여 제작된 높이 50㎝ 이상의 대형 항아리이다. 2020년 4월 23일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문양이 장식되지 않은 백자대호로, 구연부에서 어깨 부분을 거치는 지점에서 완만한 곡선을 이루면서 부풀어 올라 동체 상단부위에서 다소 과장되어 팽창되다가 바닥 부분으로 갈수록 지름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직선으로 쭉 뻗은 입호(立壺)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구연의 바깥 면은 직립했으나 안쪽 면은 항아리의 중심을 향해 경사진 형태이다. 몸통은 일반적인 대형 항아리와 마찬가지로 상하를 따로 물레에서 만들어 접합하였다.
높이가 50㎝가 넘는 대형의 항아리로,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백자는 가마에서 구우면 대체로 20% 정도 크기가 줄어들므로 원래는 65㎝ 정도의 크기로 제작되었을 것이다. 조선 백자는 태토(胎土)의 성질상 높은 온도에서 형태를 유지하는 점력과 강도가 충분하지 못해서 대형의 그릇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이 항아리는 구연부가 곧게 직립한 다른 항아리들과는 달리, 몸통에 납작하게 붙어서 이채롭다. 몸통은 상하를 따로 만들어 접합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전체 형태가 한쪽으로 약간 기울었다. 굽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안굽으로, 이는 납작한 구연과 함께 항아리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바닥은 접지면의 유약을 닦아내고, 모래를 받쳐 번조하였다.
굽의 일부가 파손되고 구연부 일부를 수리한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완형의 작품이다.
조선시대 백자 미학을 잘 보여주는 항아리 중의 하나로, 국내에 남아 있는 몇 안되는 대형인데다 몸체가 자연스럽게 몇 부분으로 단절된 듯한 왜곡과 변형을 보여주고 있어 크기와 형태에서 백자 항아리의 자연미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