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종(禪宗)의 초조(初祖)로 불리는 보리달마(菩提達摩, ? 528)가 설한 심론(心論)을 정리한 선종의 지침서이다. 북종선의 개조인 신수(神秀, ?∼706)의 저술 『파상론(破相論)』과 일치되는 부분이 다수 발견되어 신수가 속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달마대사와 중국 선종의 2조가 되는 혜가(惠可, 481593)와 주고받은 문답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마음[心]이 만법(萬法)의 근본이며 일체의 모든 법이 오직 마음이 낸 바임을 전한 책으로, 마음을 살피[觀]는 법을 또한 설명하였다. 돈황 장경굴에서 발견된 사본 가운데 보이며, 고려시대에 수용된 이래 한국불교 선종의 사상적 이념을 제공하였던 문헌으로 주목되었다. 2010년 3월 23일에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원각사에서 보관해오고 있다.
박이성(朴移成)이 서문 말미에 ‘천순계미(天順癸未)’라는 서문을 작성한 연대와 본서의 간기에 ‘중침(重鋟)’이란 표현으로 보아, 세조 재위 기간인 1463년(세조 9)에 간경도감에서 먼저 간행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책은 1538년(중종 33)에 전라도 고창의 문수사에서 먼저 간행된 간경도감본을 저본으로 중간한 것이다.『관심론』은 문수사판을 비롯하여 3종이 조선시대에 순차적으로 간행되어 현전하고 있는데, 이 중 문수사본은 조선시대 전국의 사찰에서 가장 먼저 간행된 판본으로 전래본이 거의 없는 희귀본이다.
문수사본은 조선시대 사찰에서 가장 먼저 간행된 판본으로, 1335년(고려, 충숙왕 4)에 간행된 고려본에 비해 권수에 서문이 수록되었다. 원각사 소장본은 표지가 근래 새로 개장(改裝)된 점으로 보아 불복에서 수습한 복장본으로 보이며, 책의 크기는 25.0×15.2㎝이다. 권말에는 간기가 수록되었으며, 간기의 좌측에 ‘성화(性和), 조행(祖行)’ 등의 이름이 판각되었는데, 간행을 주관한 화주나 각수로 보인다. 판식은 8행 17자로 고려본 9행 17자본에 비해 한행이 적게 편집되었다. 간혹 어미 아래에 대흑구가 보이며, 반엽을 기준으로 반곽(半郭)의 크기는 17.8×11.8㎝이다.
내용은 달마대사와 그의 수제자이자 중국 선종의 2조가 되는 혜가가 주고받은 문답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그 요지는 불도의 요점을 묻는 혜가의 질문에 대해 달마가 마음이 만법의 근본이며, 일체의 모든 법이 오직 마음이 낸 바라고 대답하고 이 마음을 살피는 법에 대한 설명이다. 고려본의 권말에 “선(禪)은 곧 불심(佛心)이요 교(敎)는 곧 불어(佛語)이니” 무릇 수행자는 이 중 하나라도 버릴 수 없다고 하였다. 즉 마음과 입이 서로 상응하고 이치를 밝혀 돈(頓)을 닦아 불지(佛地)에 들어가는 데에는 이 심론만 한 것이 없음을 밝혔다. 이 책은 별도로 권수의 구분이 없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서명 아래에 ‘일권(一卷)’이라는 분량을 표시하였다. 이는 당나라 사본의 형식에서 보이는데, 목판본으로 넘어와서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선종의 개조로 불리는 보리달마가 심론에 대해 제자와 주고받은 문답 내용을 정리한 책으로, 한국 선불교의 형성에 있어서 사상적 이념을 제공하고 이론을 확립하는데 일정한 영향을 끼친 선종의 강요서이다. 특히 고창 문수사에서 간행된 판본은 조선시대 사찰에서 가장 먼저 간행된 것이며, 그 전래본이 매우 희귀할 뿐만 아니라 권수의 서문을 우리나라 사람이 찬술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