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백자상감연리지문병은 2009년 1월 2일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높이는 32.2㎝이며, 동체부 전면에 좌우에서 가운데로 겹치는 연리지문이 상감기법으로 시문되어 있다.
병의 구연부는 둥글게 말려 외반하였고, 어깨에서 서서히 벌어져 동체 하부에서 팽창하였다가 좁아지는 소위 옥호춘병(玉壺春甁)의 모습이다. 유(釉)는 어두운 회백색을 띠며 비교적 얇게 시유하였다. 전체적으로 광택이 있으며, 빙렬(氷裂)이 나 있다. 굽다리는 높으며, 굽 안바닥은 조각칼로 다진 흔적이 있고, 모래 받침으로 받쳐 구운 흔적이 남아 있다.
백자상감연리지문병은 조선 초기 상감백자로서, 특징있는 수목과 같은 연리지문(連理枝文)을 흑상감한 개성 있는 작품이다.
긴 목 아래와 저부에 각각 네 줄의 선을 흑상감으로 표현하였으며, 동체 중심부에 서로 교차하는 수목(樹木) 모양의 연리지 문양을 흑상감으로 나타냈다. 문양은 다소 거칠게 표현되었는데, 윤곽선을 표현한 후 안쪽에 상감기법으로 점을 표현하였다. 기형은 목이 약간 긴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이 시기 대부분의 병의 기형인 옥호춘 형태를 하고 있다. 옥호춘이란 원래 중국 남송대에서 명대 전기까지 유행하던 병의 애칭으로, 구연부가 외반하고 목이 짧으며 배가 부른 형태의 병을 말한다. 이름의 유래는 옥호춘이란 술을 담았다해서 부쳐진 이름이다. 고려시대 병에도 이런 형태가 나타나며, 조선 전기 백자 병과 분청사기 병의 대부분이 이러한 형태를 하고 있다.
백자상감연리지문병은 상감기법이 조선시대에도 지속적으로 사용되었다는 것과 연리지라는 독특한 문양이 백자에 장식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도자사적 의의가 있다. 이 작품과 비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백자 상감연리지문병이 있다. 나팔처럼 둥글게 말려 있는 구연부와 긴 목, 동체 하부에서 팽창하였다가 좁아지는 모습, 그리고 높은 굽과 같은 외형에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역사박물관 소장품의 연리지문은 좌우로 교차하고 있으며, 연리지문 상하에 각각 4줄의 선문을 장식하고 있는 것에 비해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품은 연리지문을 3단으로 구성하여 각각 크기를 달리하고 있다. 또 연리지문 상단에 도안화된 당초문을 흑상감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백자 상감연리지문병은 붓으로 흑점을 찍은 문양과 담청을 머금은 회백색의 유색이 잘 어울리는 초기 상감백자의 작품으로, 안정감 있는 형태에 연리지문과 같은 매우 희소한 문양이 시문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