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질본 1책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결본 1책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전해지고 있다. 주잣골은 남산 북쪽 기슭인 지금의 서울특별시 중구의 주자동 전체와 예장동 일부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2010년 2월 11일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편찬 경위는 가장 앞쪽에 있는 박승종(朴承宗, 1562∼1623)의 ‘훈도방주자동지서(薰陶坊鑄字洞誌序)’와 가장 뒤쪽에 수록된 김치(金緻, 1577∼1625)의 발문에 기록되어 있다. 주잣골에 살던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 권희(權憘, 1457∼1624)와 참판 권반(權盼, 1564∼1631)이 영의정 박승종에게 ‘비록 서울의 외지고 작은 마을이지만 효자 · 충신 · 열부 · 명현이 연이어 배출된 유래 깊은 곳임을 후손에게 전해줄 것’을 건의하여 동의를 얻은 후 권희가 주도하여 편찬, 간행하였다.
목활자본으로 간행된 1책(33장)의 완질본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크기는 세로 32.6㎝이고, 가로 20.0㎝이다. 광곽은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계선이 있으며, 어미는 상하내향화문어미(上下內向花紋魚尾)다.
책의 체제는 박승종의 ‘훈도방주자동지서’가 3장, ‘훈도방주자동지’가 3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훈도방주자동지는 공관(公館)-사우(祠宇)-고적(古跡)-풍속(風俗)-효자(孝子)-절부(節婦)-명환(名宦) 등 일곱 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장 뒤쪽에 김치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공관 항목에는 주잣골 이름의 유래가 된 교서관(校書館)의 기능과 관원이 기록되어 있다. 교서관은 유교 경전의 인쇄, 국가적인 제사 때 사용되는 향과 축문, 비석, 도서, 도장에 전자(篆字)의 한자 글씨체를 새기는 일 등을 맡은 관공서였다. 사우 항목에는 남산 정상에 설치되어 절기마다 제사지내는 절사(節祀), 가물 때 비가 오기를 기원하는 기우제(祈雨祭), 비가 너무 많이 올 때 그치기를 바라는 기청제(祈晴祭)를 행했던 국사당(國祠堂)이 기록되어 있다. 고적에는 항목의 이름과 달리 마을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명승(名勝)과 우물, 폭포가 나온다. 풍속 항목에는 주잣골의 아름다운 풍속을 칭찬하는 내용과 여씨향약을 시행했다가 얼마 가지 않아 폐해진 이야기가 나온다. 효자 · 절부 항목은 총 7장으로 두 번째로 많은 양을 차지하는데, 왕실과 양반뿐만 아니라 천민(賤民) 출신까지 기록되어 있다. 명환 항목은 전체의 절반이 훨씬 넘는 23장 분량을 차지하며, 안종약(安從約)에서 권흔(權昕)까지 주잣골에 거주하며 높은 벼슬에 올랐던 총 33명의 일대기가 정리되어 있다.
한성부의 행정단위인 동(洞)의 구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문헌으로, 전통시대의 수도이면서 대도시였던 서울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