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학은 생물 유전체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유전체란 한 생물체의 세포 속에 포함되어 있는 유전자 전체, 즉 세포핵 염색체를 이루고 있는 DNA의 전체 집합을 의미한다. 유전체학은 유전체를 대상으로 어떤 유전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물론 기능과 네트워크를 유전자 전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전자지도 작성, 돌연변이 동물의 생산 및 분석, 질병유전자 원인 유전자 규명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인 참조표준 유전체를 작성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전체란 한 생물체의 세포 속에 포함되어 있는 유전자 전체, 즉 세포핵 염색체를 이루고 있는 DNA의 전체 집합을 의미한다. 유전체학은 이러한 유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어떤 유전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물론 기능과 네트워크를 유전자 전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전사체학은 RNA 발현을, 단백질체학은 단백질을, 대사체학은 대사물질을 각각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이렇게 보면 유전체학은 ‘체학’(-omics)의 하나로서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의 일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전체학은 개별 유전자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유전자 전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 상의 혁명적 전환에 가깝다.
유전체학은 특정 유전자의 위치를 알아내는 구조 유전체학과 유전자의 기능과 코딩하는 단백질을 밝혀내는 기능 유전체학, 종간의 유전적 유사성을 통해 구조와 기능을 해석하는 비교 유전체학으로 구분된다. 또한, 유전적 요인과 개인 약물반응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약리 유전체학과 임상 유전체학도 중요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유전체학이라는 용어는 로드릭(Thomas Roderick)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그는 1986년 인간유전체지도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열린 국제회의에서 관련 학술저널의 이름으로 유전체학(genomics)이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그렇지만 유전체 연구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1977년부터였다. 영국의 생어(Frederick Sanger)가 디엔에이염기서열분석(DNA sequencing) 기술을 이용하여 박테리오파지인 øX174의 염기서열을 해독한 것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1981년에는 인간 미토콘드리아 진핵기관의 유전체 염기서열분석이 완성되었고, 1992년에는 진핵생물의 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염기서열분석이 완료되었다. 이러한 결과에 자극을 받아 미국을 중심으로 인간유전체사업이 추진되었고, 2003년에 최종 완료가 선언되었다. 이를 계기로 인간 개인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전체학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가정으로는 ‘중심원리’(central dogma)를 들 수 있다. 중심원리란 크릭(Francis Crick)이 제안한 개념으로, 세포에서 유전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을 밝히고 있다. 즉, DNA에서 새로운 DNA가 복제되고, 그것은 mRNA로 전사되고, mRNA는 tRNA로 이동하여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로 번역된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인간의 유전자를 모두 밝혀내면 그로부터 생성되는 단백질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 유전자 진단이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러한 기대 속에 인간유전체사업(HGP)이 진행되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이는 유전자의 수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개별 유전자의 연구뿐만 아니라 전체 유전체의 구조와 기능,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커졌다.
유전체학은 유전체의 서열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주로 유전자지도 작성, 돌연변이 동물(형질전환동물, 유전자 제거 동물, 화학적 돌연변이 동물, 자연돌연변이 동물)의 생산 및 분석, 질병유전자 및 특수 형질과 관련한 원인 유전자 규명, 분자표지인자(DNA marker) 개발연구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개인별 맞춤의학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집단 차원에서 나타내는 유전형질들의 분포, 유전, 질병 연관성 등을 연구하는 집단유전체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유전체 분석에 초점을 두는 개별유전체학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인 참조표준 유전체를 작성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하에 한국인 참조표준유전체지도제정사업(Korean Standard Reference Genome Map Project)이 진행되었는데, 이는 한국인 참조표준 유전자지도를 작성함으로써 한국인의 특이적 유전체 구조 복원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한국인의 유전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유전변이 분포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한국인 참조표준 유전자지도가 필요하며, 이는 유전체 연구 촉진, 개인 맞춤형 질병 연구, 생명공학 산업 발전 등의 국내 유전체 산업 및 연구개발을 위한 핵심적인 기초 인프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전체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유전자 진단과 치료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중심원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현실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그러한 실망은 또 다른 가능성인 단백질체학에 대한 기대로 대체되고 있다. 유전자결정론에 기초한 유전공학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에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