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유채. 세로 72㎝, 가로 90㎝.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김중현은 이 작품을 제작하던 해에 체신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주로 조선미술전람회를 통해 작품을 내놓았는데 1936년 제15회 조선미술전람회에는 수묵채색화 부문의 「춘양(春陽)」이 조선총독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유채수채화 부문의 「노어부」가 특선을 수상하는 등 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38년 이후로는 서화협회전에도 출품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1941년에 조선미술전람회 조선총독상을 수상한 「무녀도」, 「농악」 등의 작품이 있으며 다수의 삽화도 제작하였다.
「농악」은 화면 가운데 오른손에 패랭이 모자를 벗어들고 어깨춤을 추고 있는 사람을 둘러싸고 인물의 오른쪽과 뒤쪽으로 다섯 명의 사람들이 소고, 징, 장구 등을 흥겹게 연주하며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푸른 배경과 흰 옷, 붉은 띠로 구성되어 단순하면서도 강한 색의 대비가 잘 나타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원색의 사용은 같은 해 제작된 「무녀도」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그의 색채감각은 ‘현저하게 조선 고유의 맛을 내어보려는 의도가 보이는 작품’이라는 「나물 캐는 처녀」(1934)에 대한 김용준의 평가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농악’, ‘무녀’, ‘나물캐기’, ‘바둑’ 등의 서민의 일상을 담고 있는 소재들은 1930년대 조선미술전람회를 중심으로 향토색이 강조되던 당시 화단의 영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