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유채. 세로 112㎝, 가로 193㎝. 중앙공무원교육원 소장. 1939년 일본 데이코쿠미술학교[帝國美術學校]에 입학한 박상옥은 조선미술전람회와 일본 이과전(二科展)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놀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소재로 향토적 서정을 표현했던 화가이다.
해방 이후 경기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1953년 제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소와 목동」으로 특선을 수상하고 이듬해 1954년 제3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는 「한일(閑日)」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일약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 써 붙여진 대문 앞에서 어린이들이 토끼를 보면서 놀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이 작품은 햇살이 비친 노란색 땅과 청색, 주황색, 초록색 등 아이들이 입고 있는 다양한 색감의 옷에서 따듯한 봄의 계절감을 드러낸다.
1939년 그의 이과전 입선작인 「유동」과 1942년작 「한정」은 이 작품의 소재와 구도의 원형이 된 작품이다. 어린 아이들의 한가로운 정경, 검게 그을린 피부의 투박한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이인성, 김중현 등 당시 조선미술전람회를 중심으로 활약한 향토색 작가들의 영향도 보인다.
해방 이후 개최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즐겨 그려진 향토적 소재의 작품들이 반복 제작되었다. 박상옥은 이후에도 향토적 서정과 추억을 상기시키는 목가적 분위기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일제강점기부터 지속된 향토주의적 경향을 유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