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유채. 세로 15㎝, 가로 31㎝.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향토적 소재에 특유의 마티에르 기법을 적용하기 시작한 1950년대 박수근의 대표작이다. 냇가에 나란히 앉아 빨래하는 여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한 이 작품에서 사선 구도로 앉아 있는 인물들은 그의 1940년대작 「나물캐는 여인들」에서도 보이는 요소이다. 그러나 작가는 화면 속에 다양한 자세의 여러 인물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하여 원근과 율동감을 만들어 냈다. 인물들은 단순한 선으로 간결하게 묘사되었지만 기존의 황갈색 중심의 제한된 색조를 벗어나 있고, 여러 색채의 물감을 표면에 두껍게 쌓아올려 마치 화강함 표면의 질감과 같은 효과를 화면 전면에 나타나도록 했다.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일상의 풍경은 일제강점기부터 줄곧 박수근의 작품세계의 중심 소재였다. 수채화나 황토빛 유화를 통해서 농촌의 일상을 표현했던 그는 6.25 전쟁을 겪으면서 황량하고 쓸쓸한 전후(戰後)의 풍경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빨래하는 조선 여인의 모습은 일제강점기부터 조선을 표상하는 흔한 소재지만 박수근은 빨래터라는 공동체적 공간을 통해 다양한 인물 군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기존 그의 작품에서 홀로 노동하는 여인들의 도상들은 이 작품에서 하나의 군상으로 모이고 화면 속에서 이들은 마치 서로 대화하듯 활기를 담아내고 있다. 절제되고 소박한 화면을 통해 향토적이고 일상적인 풍경에 대한 작가의 진솔한 시선을 담아낸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조선향토색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대적인 조형 어법으로 재탄생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