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아버지 변태윤, 어머니 이사희의 5남 4녀 중 4남으로 태어났다. 본관은 원주(原州)이고 호는 우성(宇城)이다. 1931년 6세가 되던 해 가족과 함께 일본 오사카로 이민을 떠났다. 1945년 오사카미술학교[大阪美術學校]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도쿄로 상경하여 일본 서양화가 데라우치 만지로[寺內萬治郞]를 사사했다. 1947년 광풍회전(光風會展)와 일전(日展)에서 첫 입선한 뒤 1948년 제34회 광풍회전에서 최연소로 최고상을 수상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듬해 도쿄 시세이도화랑[資生堂畵廊]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고 1950년부터 광풍회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1957년 영구 귀국할 때까지 일본 아카데미즘 미술에 기반을 둔 풍경화와 인물좌상을 그리면서 광풍회전과 일전을 중심으로 작가 활동을 지속했다.
귀국 이후 마포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서라벌예술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으나 1975년부터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에 재직하면서 고향인 제주도에 정착했다. 이후 줄곧 제주도에 머물며 황토색 바탕 위에 검은 필선으로 제주 특유의 거친 풍토와 정서를 담은 작품을 제작해 오다가 2013년 향년 87세로 사망했다. 대표작으로는 「베로모의 여인」(1948), 「바이올린을 가진 남자」(1948), 「절도(絶島)」(1981), 「제주바다 1, 2」(1991)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예술과 풍토, 선·색채·형태에 관한 작가노트』(열화당, 1988)가 있다.
1986년 제주도문화상(예술부문), 1991년 국민훈장, 1994년 서귀포시 시민상(문화예술부문)을 수상했다. 1997년 서귀포 기당미술관에 ‘변시지 상설전시실’이 개관되면서 명예관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