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춤운동 (거리춤)

무용
개념
극장무대를 탈피하여 아파트 단지 · 광장 · 공원 등 일상의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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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극장무대를 탈피하여 아파트 단지 · 광장 · 공원 등 일상의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춤.
연원 및 변천

1984년 현대무용가 이정희가 극장의 무대를 나와 대중과의 적극적인 만남의 장인 ‘거리의 춤’을 선보였다. 이는 한국 최초로 시작된 본격적인 ‘거리춤’이었고, 이후 25여 년 넘게 모두가 함께하는 ‘거리춤 운동’이진행되었다. 그는 대학 캠퍼스 야외공연 「봄날, 문밖에서의 춤」을 통해 무대와 객석으로 구분되는 고정된 격식을 파계하고 무대라는 정형화된 틀을 자연으로 도치시키는 결단을 시도했다. 이후 공연은 아파트 단지, 덕수궁 뜰, 대학로, 여의도 광장, 국립극장 야외마당, 고궁의 뜰, 지하철 역사 공간 등으로 이어졌고, 1990년대에는 울릉도·독도 같은 섬을 비롯해 비무장 지대로까지 확대될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이제 ‘거리춤’은 대중과 적극적으로 함께 호흡하는 예술로 자리잡게 되었다.

내용

거리춤은 골목길, 버려진 공터 등 일상의 도시 공간과 가로등, 신호등, 벤치 등 거리의 사물들을 새롭게 살려 낸 춤을 말한다. 이정희의 주도로 한국에 소개된 ‘거리춤’ 공연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 실내 무대에 머물러 있던 춤 공간이 화랑이나 교회, 빈 사무실, 주차장, 풀밭, 광장, 지붕을 활용하는 경향이 생겨났는데, 이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무대를 실외로 옮겨놓게 된 것이다.

이후 이정희 외에도 서울 한복판 고궁의 뜰에서 펼쳐진 김효진의 작품 「회전하는 원을 그리다」는 고궁의 밤 풍경을 무대로 춤과 영상, 빛, 소리가 어우러진 퍼포먼스였다. 지하철 역사에서의 공연은 시작 당시에는 자동차 소음과 한겨울의 추위를 피해 지하공간으로 들어온 악사들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이후 일상의 예술공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하 공간의 예술체험 Subway Theater 2000-지하 공간의 새로운 예술’은 시민들의 일상 공간인 지하철 역사를 무대로 펼치는 춤 공연이다. 지하철 역이라는 일상 공간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공연장을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고급 문화예술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면서 예술 공간이 확대된 계기가 되었다.

또한 춤의 경우에도 ‘지하’라는 공간적 특성과 엘리베이터, 개찰구, 이동 통로 등의 일상적 공간을 다채롭게 활용함으로써 창작 영역의 확대와 춤의 새로운 양식 창출을 도모하게 되었다. 정형화된 틀이 아닌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공간에서의 춤창작 활동은 상상력을 키우고 실험적인 시도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장소이며, 대중들에게 가깝고도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현황

실내 무대를 탈피한 실외의 일상적 공간에서의 춤을 ‘거리춤’으로 정의한다면,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천안흥타령축제’ ‘하이서울페스티벌’ ‘서울댄스프로젝트-춤추는 서울’ 등과 같은 대규모 축제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강의 대교, 광화문 광장, 홍대, 북촌마을, 한강변, 바닷가, 도심 속 대로, 대학로 등에서 펼쳐지고 있다.

의의와 평가

세계적으로 ‘춤’의 영역이 엘리트 예술가 위주의 극장춤에서 벗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춤으로 넓어지면서 기존의 춤의 경계는 무너지고, 사회 무용(social dance), 공공 무용(public dance), 힐링 댄스(healing dance) 등의 다양한 개념들이 등장하였다.

기존 춤전문가에 의해 펼쳐졌던 춤예술이 이제 일상의 삶속으로 깊이 들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춤으로 기능을 확대하면서 도시재생과 가족공동체 회복의 방법이 되었다. 이에 따라 빈민 아동들에게 대안적인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는 등 춤의 역할과 범위가 사회, 정치, 경제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에서 시작된 거리춤운동이 이제 도시, 지역, 국가적 규모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축제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제 공연은 극장 안에서 예술가의 자기만족적 형태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들에게 춤을 통해 활력과 에너지를 심어주고, 이를 통해 관계 회복과 공동체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각자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와 즐거움을 찾게 해준다는 점에서 춤의 기능과 역할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며, 민족의 전통적 공연양식을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측면에서도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춤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우리무용 100년』(김경애·김채현·이종호, 현암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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