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춤」은 한자리에 머물러 추는 것이 특징인 춤으로, 불상의 이미지에서 얻은 정서적 영감과 감성적 환영을 정중동(靜中動)이 돋보이는 춤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조명을 뒤에서 비추어 후광처럼 처리하는 무대연출로 보살의 환영적인 효과를 더해주며, 역광을 통한 신체의 실루엣으로 그 신비로움을 극대화시켰다. 단순히 양손만을 움직여 연화대좌(蓮花臺座)위에 서있는 보살의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작품 전반은 연화대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의 춤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일본 평안조[平安朝] 시대의 명화 ‘보현보살’에서 받은 인상을 무용화한 것으로, 일본 불교예술에 나타난 조소적 여성미를 그려내고 있다. 최승희는 보현보살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선의 미를 살린 「보살춤」을 창작했다고 한다. 보현보살은 코끼리를 타고 부처의 오른쪽에서 보필하는 보살로서 중생의 이익과 소원을 들어 중생을 구제하는 일에 관여한다. 최승희는 외적인 형상을 반라(半裸)의 의상으로 신체를 드러내면서 보현보살의 여성적인 미를 표현하는데 보다 집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승희의 「보살춤」은 재일교포 무용가 백향주에 의해 비천무와 결합됨으로써 동적인 동작이 많은 「관음보살춤」(1998)으로 재현된 바 있으며, 최승희의 제자인 김백봉은 더욱 규모가 큰 군무로 대형화 한 「만다라」(1997)로 재해석하여 불심의 세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세계예술계의 한 조류였던 오리엔탈리즘이 반영된 춤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