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언이나 용언어간의 받침을 조사와 어미의 초성으로 내려 쓰는 연철 표기(말ᄊᆞᆷ+이→말ᄊᆞ미)에서 받침을 그대로 종성에 쓰는 분철 표기(말ᄊᆞᆷ+이→말ᄊᆞᆷ이)로 바뀌는 중간 단계에서 나타난 표기 방식을 가리킨다. 연철 표기가 중세국어의 주된 표기법이라면 근대국어에는 분철 표기가 주된 방식이어서, 16세기 초기 문헌부터 보이는 중철 표기는 이들 표기의 과도기적 형식으로 설명된다.
중철 표기는 두 가지로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ㄱ, ㄴ, ㄷ, ㄹ, ㅁ, ㅂ’ 등의 평음이 선행 음절의 받침과 후행 음절의 초성에 각각 표기되는 경우이다. 16세기 초기 문헌인 『번역박통사』(1517), 『여씨향약언해(1517)』, 『이륜행실도』(1518) 등에서 보이지만, 근대국어에서는 ‘ㅅ’을 제외하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체언과 용언어간의 어휘형태소와 조사와 어미 등의 문법형태소를 구분하려는 문법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설명된다.
둘째는 ‘ㅊ, ㅋ, ㅌ, ㅍ’ 등의 유기음이 중철 표기된 것으로, 이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유형은 ‘동일 계열의 평자음자를 선행 음절의 받침에 쓰고 유기음을 후행 음절의 초성 위치에 쓰는 방식(예, ㅅ(ㄷ)+ㅊ, ㄱ+ㅋ, ㄷ(ㅅ)+ㅌ, ㅂ+ㅍ)’이며, 다른 유형은 ‘동일 계열의 평자음자를 선행 음절의 받침에 쓰고 ‘ㅎ’을 후행 음절의 초성 위치에 쓰는 방식(예, ㄱ+ㅎ, ㅅ(ㄷ)+ㅎ, ㅂ+ㅎ)’이다.
첫 유형은 평음의 중철 표기와 같은 16세기 초기 문헌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며, 두 유형은 ‘ㅂ+ㅎ’은 16세기 초기부터 보이지만, ‘ㅅ(ㄷ)+ㅎ’은 18세기의 몇몇 문헌에서만 나타난다. 덧붙여, 평음 계열인 ‘ㅈ’은 특이하게 ‘ㅅ+ㅈ’과 같은 중철 표기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