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물뱀이라 불리는 무자치는 포획금지야생동물이며 수출입허가대상야생동물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며 러시아 및 중국에도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신종으로 기재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 않게 관찰되지만 농약 등 서식환경의 교란으로 개체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학명은 Oocatochus rufodorsatus이다.
몸길이는 50∼70㎝이다. 머리는 비교적 가늘고 긴 편이며, 주둥이는 폭이 넓다. 등면은 황갈색 또는 적갈색이다. 머리 위에 좁은 ∧모양의 흑색 얼룩무늬가 있으며, 이의 정점은 이마판의 앞쪽에서 시작되어 목 부분의 뒤에까지 이어진다.
흑갈색 반점은 목덜미부터 몸 중간까지 이어지며 이후 꼬리까지 줄무늬를 보인다. 배면은 황적색이고, 배비늘은 1∼2개 간격으로 검은색 무늬가 있다. 비늘에 용골이 없다.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5월에 짝짓기를 한다. 독이 없으며, 8월 말에 논이나 밭에서 12∼16마리의 새끼 뱀을 난태생한다.
10월경부터 밭둑, 제방, 돌무덤 등지에서 여러 마리가 무리지어 동면한다. 논, 습지, 호수, 하천 등 물과 가까운 곳에서 발견된다. 물가의 초지, 논둑 같은 곳에서 일광욕하고 주변의 돌 밑, 구멍이나 덤불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관찰된다. 대부분 개구리, 물고기 등을 먹고 살며 작은 설치류나 곤충 등을 잡아먹기도 한다.
18세기 소품 문학을 풍부하게 일군 문인 이옥(李鈺)의 글에 ‘무자치[水尺]’가 물속에서 개구리 쫓는 것을 즐긴다는 표현이 나온다. 전라도 해안가 사람들은 무자치를 삶아 먹으면 온갖 병에 좋다 하여 잡아먹기도 하였다. 충청남도 금산에는 뱀이 많다고 하여 무자치골이라 이름이 붙은 계곡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