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동물 중 복족류는 가장 종 수가 많고 다양한 분류군이다. 세계적으로 약 65,000여 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약 360종이 알려져 있다. 바다에 주로 서식하지만 담수지역 및 육상에서 생활하는 고둥들도 있다.
나선모양의 껍데기를 가진 무리이며 몸은 비대칭이고 발생 과정 중 꼬이는 뒤틀림 현상(torsion)이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나선형으로 감기며 치설이 발달하고 발은 크고 납작하다. 단단한 외투막이 있고 1∼2개의 아가미를 가진다. 외부로부터 고둥의 보호행동은 몸을 단단한 껍질 안으로 집어넣은 후 입구를 뚜껑으로 막는 것이다. 그 뚜껑은 석회질이나 키틴질로 구성되며 껍질은 천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서식지는 다양하며 무거운 패각으로 인하여 대체적으로 느리고 정지된 생활을 한다. 치설을 사용하여 먹이를 먹는데, 대부분 초식성이나 죽은 어류 등 동물성 먹이도 먹는 잡식성의 특징을 가지는 종류들도 있다. 자웅동체 또는 자웅이체이며 대부분 체내수정을 한다. 교미 후에 알은 투명한 젤라틴 층에 넣어 돌에 붙여 두거나 난태생의 다슬기 종류는 보육낭에서 유생을 키워 내놓기도 한다.
고둥은 소라라는 명칭과 함께 『자산어보(玆山魚譜)』, 『물명고(物名考)』 등 옛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해라(海螺), 검성라(劒城螺), 소검라(小劒螺), 우각라(牛角螺), 거라(炬螺), 백장라(白章螺), 철호라(鐵戶螺)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둥은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영양원이었다. 하지만 바다의 참소라 등 해산고둥은 ‘테트라민(tetramine)’을 함유하고 있어 제거하지 않고 섭취시 때때로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둥의 껍데기는 선박의 닻으로도 사용되었으며 어두운 곳에 숨어드는 주꾸미의 생태특성을 이용하여 피뿔고둥 껍데기로 잡는 어업방식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같이 고둥의 껍데기는 여러 용도로 쓰이는데, 고려 · 조선시대에는 문화행사에 뿔소라의 상부를 깎아 구멍을 내고 나각(螺角), 바라, 법나(法螺)라고 불리는 악기로 만들어 군악에서 사용되었다.
고둥은 유익한 식용자원으로만 이용된 것은 아니며 간, 폐흡충의 중간숙주로도 작용하여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바다 양식업의 골칫거리인 불가사리를 천적인 나팔고둥을 이용해 퇴치하는 사업이 진행되기도 한다. 기수역(汽水域)에 서식하는 고둥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은 기수갈고둥 및 대추귀고둥 2종이 있다. 또한, 해양의 나팔고둥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으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