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경유해 이입된 서구 근대 문화의 영향 아래, 1920∼30년대 경성에는 소비와 향락의 일상 공간이 남촌의 대표적 장소인 본정(本町)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경성의 젊은 세대들은 새로운 의상과 두발, 언어, 의식 등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었으며, 1920년대 중반 이후,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유행하게 되었다.
‘신여성’, ‘모던걸’, ‘단발랑’, ‘여학생’ 등의 용어들이 함께 사용되었으며, 당대의 담론은 ‘모던걸’을 ‘여학생’, ‘카페여급’, ‘기생’, ‘모던껄’이라는 네 부류의 여성들로 하위유형화 했다.
포괄적으로 ‘모던걸’로 명명되었던 이들은 한편으로는 ‘못된걸’, 즉 도덕적으로 ‘나쁜여자’로 재현되었다. 이들은 외형적으로 서구적 외양과 취미,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며, 섹슈얼리티의 젠더 질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당대 언론에서 비판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