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독트린’ 선언 이후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변화하자 1970년 8월 15일 중앙청 광장에서 열린 광복 제25주년 기념식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전기를 새로이 마련하고자 대북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은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이나 폭력혁명에 의한 대한민국 전복을 기도해온 종전의 태도를 포기한다고 대외에 공표하고, 이를 행동으로 실증해야만 한다. 이러한 요구를 북한이 수락·실천한다면 인도적 견지와 통일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인위적 장벽을 단계적으로 제거해나갈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할 용의가 있다.
둘째, 북한이 한국의 민주·통일·독립·평화를 위한 유엔의 노력을 인정하고, 유엔의 권위와 권능을 수락한다면 유엔에서의 한국문제 토의에 북한이 참석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위의 구상에 덧붙여, 박정희 대통령은 북한은 더 이상 전쟁준비에 광분하지 말고, 보다 민주주의와 공산독재 중 어느 체제가 국민을 더 잘 살게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선의의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8·15선언은 이후 남북적십자회담, 7·4남북공동성명 및 6·23평화통일 외교정책선언 등으로 이어지는 대북·대외정책에 전환점이 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