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79년에 미국의 압력에도 지대공 미사일인 ‘나이키 허큘리스(Nike-Hercules)’의 기술을 도입해 사정거리 180㎞의 지대지 미사일 ‘백곰’을 시험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은 이 미사일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과 부품을 지원하면서 ‘사거리 180㎞ 이상은 개발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그 결과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한국은 ‘백곰’을 개발했지만, 박정희 대통령 사후 미사일 개발은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 했다.
미국은 양해각서를 이유로 들어 사정거리 180㎞ 이상, 탑재중량 500㎏ 이상의 어떤 로켓시스템도 한국이 개발할 수 없도록 한국의 미사일 개발 범위를 제한해 왔다.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에 의해 한국은 미사일의 제작, 도입은 물론 항공우주산업의 핵심인 로켓 시스템 개발에도 막대한 제약을 받았다. 따라서 독자적 방위능력 확보와 항공우주산업개발을 위해서는 미사일 양해각서가 개정될 필요가 있었다.
한편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서 양해각서가 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그동안 꾸준히 이어졌고, 정부도 1987년 4월 미국 주도 하에 창설된 MTCR(미사일 기술수출통제협정)을 근거로 미사일 개발 범위를 300㎞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MTCR은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기술이나 장비의 수출과 이전을 금지하고, 탄두중량 500㎏, 사정거리 300㎞의 로켓체제를 통제품목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미사일 개발은 지지부진했다. 미사일을 개량하면서 미국으로부터 핵심기술과 부품을 제공받았으며, 그 대신 한국은 사정거리 180㎞ 이상의 미사일은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MTCR이 허락하는 300㎞ 이상의 미사일을 만들지 못하는 처지가 계속되었던 것이다.
이후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1996년 6월 10일부터 이틀간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해 미사일 문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 이 협의회를 통해 한국은 ‘사정거리 180㎞ 이상의 미사일 개발금지’라는 미국의 규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180㎞로 묶인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는 300㎞로 합의했지만, 미사일 개발의 투명성을 놓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 했다.
사거리 300㎞ 이상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생산단계에서부터 도면을 미국에 제공할 것, 연구개발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특히 시험발사는 하지 말 것 등을 미국이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정부는 1979년의 양해각서를 포기하면서 MTCR(미사일 기술수출통제협정)에 가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지만 미국은 한국의 MTCR 가입을 반대해 왔다.
이후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사이에서 미사일협상이 진행되었고, 2001년 1월 초에 이르러 1979년의 각서를 공식적으로 폐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01년 3월 26일 MTCR에 정식 가입했고,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늘릴 수 있게 되었다.
2012년 2차 개정을 했다. 이 개정으로써 사거리 800㎞, 탄두중량 500㎏의 고체연료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2017년 3차 개정을 통해, 탄두중량의 제한을 없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