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한국여성모임 (모임)

현대사
단체
1978년 9월 17일 독일에서 결성된 여성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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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1978년 9월 17일 독일에서 결성된 여성단체.
연원 및 변천

경제발전을 위해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들의 장기 체류가 1975년에 문제시되었다. 독일정부는 자국 간호사들의 일자리를 외국인들에게 빼앗기자 한국인 간호사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귀국조처를 취하였다. 1977년부터는 노동허가와 체류허가를 연장해 주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강제추방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당시 독일에는 1만 6천여 명의 외국인 간호사들이 있었는데, 그중 한국인이 약 6천명이었다. 뮌헨에 있는 어느 병원에서는 한국인들 17명이 집단해고를 당하기도 하였다.

이에 파독간호사들은 거리로 나섰으며 1만 1천명의 서명을 받아 독일정부에 건의를 하는 과정인 1978년 9월 17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재독한국여성모임’이 결성되었다. 이들은 재독 한인 간호사 추방반대서명운동에 나섰고 마침내 그들은 무기한 체류허가(unbefristete Aufenthaltserlaubnis)를 쟁취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 단체는 유럽에서는 유일한 여성단체이며 대부분이 간호사라는 직업의 동질성으로 강한 결속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들의 창립선언문에는, “인력수출정책의 일환으로 이곳 독일에 와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우리는 한국근로여성으로서의 기본적인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들이 이곳에서 갖는 문제를 함께 논의,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곧 한국 여성문제 해결에의 한 구체적인 실천이 된다고 본다”라고 하였다.

기능과 역할

재독한국여성모임의 주요 활동으로는 첫째 국내 여성 노동자들과의 연대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1978년 강제퇴직을 당한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독일 전역에서 벌였다. 그후 1979년 YH사건, 1982년 원풍모방사건 등 한국에서 일어난 여성노동운동과의 연대를 모색하였다. 그 결과 한국의 노동현실을 독일어로 알렸고, ‘한국의 밤’을 각 도시에서 개최하여 한국의 노동상황 및 정치 현실을 폭로하였다. 그리고 각 도시와 지역에서 한국음식을 만들어 팔아 이익금을 국내에 보냈고, 회원들로부터 의무적인 성금거두기, 소모임 조직, 자료집 제작 등을 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축적한 ‘재독여성모임’은 1986년과 1987년 독일 아들러 봉제기업의 하청관계인 이리 후레아패션 여성 노동자들과 연대투쟁에서는 보다 전문적으로 일을 하여 국제연대운동의 모범사례를 구축하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둘째로, 재독한국여성모임의 구성원들이 여성들이기 때문에 문화활동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문화활동은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스스로 알고 2세들에게 전하며 독일인들에게 알릴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에 범람하고 있는 천박한 미국문화나 지배층의 문화에 대한 비판에서 우리민족 고유의 문화와 민중들의 삶을 통한 문화를 세미나 등을 통해 학습하거나 한국 민중문화 활동가들로부터 연수를 받았다. 1979년 베를린의 탈춤반을 필두로 하여 문부식·김현장 구명운동 단막극, 여성노동운동을 주제로 한 ‘공장의 불빛’, 동학을 연극으로 꾸민 ‘금강’ 등을 연극으로 보여주었다. 아울러 베를린 지역의 여성회 회원들을 주축으로 하는 풍물패 ‘들풀’과 뮌헨지역의 풍물패 ‘바람’, 그리고 2세들을 위한 프랑크푸르트의 ‘단비’와 베를린의 ‘천둥소리’를 꾸렸다.

셋째로 2세들에게 모국을 알게 하고 공동체 의식과 정체성을 찾게 하기 위해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였다. 1981년부터 베를린에서 주말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1986년부터는 프랑크푸르트에서도 한인학교를 만들어 한국어 교육을 시작하였다. 이와 더불어 한국과의 국제연대활동을 강화시키기 위해 독일어 연수를 실시하였다. 이외에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한 국제연대활동을 위해 ‘국제연대소위원회’를 구성하여, 한국의 정신대대책협의회와 연대하여 국제적인 차원에서 다루고자 하였다. 그리고 재독 여성들이 익명으로 전화상담을 할 수 있게 여성의 전화를 설치하였다.

참고문헌

『유럽 한인의 역사』하 (국사편찬위원회, 2013)
『지역 민주화운동사편찬을 위한 기초조사사업 최종보고서』─유럽─(민주화기념사업회, 2005)
집필자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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