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요약
정의
남북국시대 통일신라, 승려 원효가 『대승기신론』을 풀이한 교학서.
#구성과 내용 『대승기신론』은 대승불교의 교학을 논한 개론서이다. 『대승기신론』의 저자는 인도의 마명(馬鳴, 100∼160)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중국에서 성립되었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최근에는 540년경 북조인에 의해 찬술된 문헌이라는 구체적인 견해가 제시되었다(大竹晉, 2017). 『대승기신론』은 성립 이후 동아시아의 불교학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190종 이상의 주석서가 간행되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원효의 『기신론소(起信論疏, 해동소라고 함)』, 당나라 법장(法藏, 643∼712)의 『기신론의기(起信論義記)』, 수나라 혜원(慧遠, 523∼592)의 『기신론의소(起信論義疏)』이다. 이를 삼대소(三大疏)라고 부른다.
『기신론소』(이하 『소』라 약칭)와 『대승기신론별기』(이하 『별기』라 약칭)는 『대승기신론』에 대한 원효의 사상을 전하는 대표적 문헌이다. 두 문헌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원효가 『대승기신론』에 관심을 가지고 처음 정리한 것이 『별기』이고, 이후 보다 종합적으로 찬술한 것이 『소』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다만 『별기』가 『소』의 내용을 더욱 심화하여 보완의 기능을 하는 것을 볼 때 동시에 찬술되었다는 견해(吉津宜英, 2003), 『별기』의 본문은 『소』보다 먼저 찬술되었지만 대의문은 『소』보다 늦게 찬술되었다는 견해(남동신, 1995), 법장의 『의기』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 전하는 『별기』는 원효가 쓴 별도의 『기』를 모태로 후대에 새롭게 편집된 문헌일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최연식, 2017) 등이 제기되었다. 이렇게 견해가 나뉘는 원인은 『별기』의 독특한 구성에 있다.
『별기』는 대의를 서술하는 부분[述論大義]과 본문에 의거하여 해석하는 부분[依文消息]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뒷부분은 논쟁점만을 대상으로 하는 주제 중심의 서술 방식을 택하고 있다. 『별기』는 『소』와 마찬가지로 『대승기신론』 전체에 대한 주석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소』는 『대승기신론』의 인연분(因緣分, 논을 지은 이유)과 입의분(立義分, 논의 주제를 제시함), 해석분(解釋分, 제시된 주제를 자세히 풀이함),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 어떻게 믿는 마음을 내어 수행할 것인가를 밝힘), 권수이익분(勸修利益分, 수행을 권하고 그 이익을 말함) 5분 전체에 대해 고르게 설명하고 있는 반면, 『별기』는 본문 중의 적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있고, 전후 맥락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별기』의 앞부분에서 『대승기신론』의 제목에 대해 해석하고 있는데, 대(大)라는 것은 ‘포함한다’는 뜻이고, 승(乘)이라는 것은 ‘운재(運載)의 공(功)을 비유한 것’이며, 기신(起信)은 곧 ‘능신지심(能信之心)이요 청정(淸淨)을 성(性)으로 하는 것’이니 이것을 합하여 ‘대승기신’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별기』의 사상적 특징은 다음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원효는 기신론의 성격을 중관사상(中觀思想)과 유식사상(唯識思想)의 지양(止揚) · 종합(綜合)이라고 판석한다. 즉 『기신론』은 마음의 청정한 면만을 주로 찬탄하고 강조해 온 중관 사상과 마음의 탁한 면을 주로 밝혀 온 유식 사상을 잘 조화시켜 진속불이(眞俗不二)의 뜻을 밝힌 것이라 본 것이다. 이는 『기신론』이 일심(一心)을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멸문(心生滅門)의 둘로 크게 나눈 후, 심진여문에는 마음의 청정한 면을 묘사하고 심생멸문에서는 마음의 염정연기(染淨緣起)를 밝히고 있는 데서 매우 타당한 견해라 할 수 있다. 원효는 『기신론』의 기본 구조인 일심이문(一心二門)에서 먼저 이문(二門) 중 심진여문을 중관학파의 주장으로, 심생멸문을 유식학파의 주장으로 보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 이문(二門)이 일심(一心)으로 귀결되는 데서 『기신론』의 성격을 중관 · 유식의 지양 · 조화 내지 진속을 별체(別體)로 보려는 고집을 꺾는 것이라 단정한 듯하다.
둘째, 원효는 우리의 미망한 마음 즉, 무명(無明)이 본래의 청정한 마음, 즉 진여를 훈습하여 불각심(不覺心)이 처음으로 일어난 무명업상(無明業相), 이 무명업상 즉 극미(極微)한 동념(動念)에 의하여 소연경상(所緣境相)을 볼 수 있게 되는 전상(轉相), 그리고 이 전상에 의하여 경계를 나타내는 현상(現相) 등의 세 가지 미세한 마음, 즉 삼세식(三細識)이 아라야식위(阿羅耶識位)에 해당된다고 주장하였다. 원효가 이러한 이의(二義)의 화합식(和合識)으로서의 아라야식에 삼세라는 미세한 마음들을 배대한 것은 유식가(唯識家)에서의 아라야식이 막연한 잠재심(潛在心)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에 비하여 『기신론』의 아라야식은 세 가지의 미세한 마음으로 구체화되었음을 밝혀 놓은 것이다.
셋째, 원효는 아라야식의 각의(覺義)에 의하여 자성청정(自性淸淨)한 각의 상태로 돌아간 후의 본각(本覺)의 성격 즉 지정상(智淨相)과 불사의업상(不思議業相)에 대하여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두 가지 면으로 배대시킴으로서 심원(心源)에 도달한 각자(覺者)는 깨달은 상태[自利]에 안주하지 말고 중생의 이익을 위하여 적극 노력해야 함[利他]을 역설한다. 이것은 속(俗) 가운데에서 진(眞)으로 향해 가는 길[上求菩提]을 명시했던 삼세 · 아라야식설에 비하여 이제는 진(眞)으로부터 속(俗)으로 돌아와 중생과 더불어 호흡을 같이함을 의미하는 것이니 바로 하화중생(下化衆生)이다.
사본과 유통
참고문헌
원전
-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T32)
- 『기신론소(起信論疏)』(T44)
단행본
- 오오타케 스스무(이상민 역)『 『대승기신론』 성립 문제 연구』(씨아이알, 2022)
논문
- 김준호, 「원효의 『대승기신론소/별기』의 구문 대조와 『신회본』편찬의 필요성」(『한국불교학』 80, 한국불교학회, 2016)
- 김천학, 「元曉 『起信論別記·疏』의 전승 조사와 定本化 시도」(『서지학연구』 73, 한국서지학회, 2018)
- 남동신, 「원효의 기신론관과 일심사상」(『한국사상사학』 22, 한국사상사학회, 2004)
- 최연식, 「원효의 『대승기신론별기』 성립에 대한 새로운 이해」(『불교학연구』 52, 불교학연구회, 2017)
- 吉津宜英, 「元曉の起信論疏と別記との關係について」(『韓國佛敎學SEMINAR』 10, 2003)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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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 교육과 학문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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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
: 대승기신론을 풀이한 세 가지의 대표적인 소(疏). 인도의 아슈바고샤(Aśvaghoṣa)가 지은 대승기신론을 진제(眞諦)가 번역한 구역(舊譯)에 대한 법장(法藏)의 의기(義記) 3권, 원효(元曉)의 소 2권, 혜원(惠遠)의 소 2권을 이른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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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
: 불교의 근본 뜻을 중심으로 정신(正信)을 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이론. 강당의 교과 가운데 사교(四敎)의 둘째 과정이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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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
: 인도 대승 불교의 2대 학파의 하나. 파조(派祖)인 용수(龍樹)의 중관론을 근본으로 하여 공(空)을 교의(敎義)의 중심으로 한다. 중국 등지에 전하여져 삼론종의 바탕이 되었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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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7
: 물질계의 상이 바뀜.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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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0
: 모든 법(法)의 근원이라는 뜻에서 ‘마음’을 이르는 말.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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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1
: ‘부처’의 다른 이름. 깨닫기 위한 수행을 마치고 자신의 깨달음으로 남을 깨닫게 하는 사람이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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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2
: 더할 수 없이 작거나 적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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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3
: 모든 법의 종자를 갈무리하며, 만법 연기의 근본이 되는 마음의 작용.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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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4
: 번뇌의 때를 벗고 진실한 지혜로 증득하여 나타난, 청정한 진여 법신의 모양.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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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5
: 아래로 중생을 제도(濟度)함. 상구보리와 이를 완전히 구비하면 대보리심(大菩提心)이라고 한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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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6
: 후세에 전하거나 축복을 받기 위하여 경문(經文)을 베끼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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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7
: 만물의 궁극적 실체는 마음이며 모든 것은 마음이 제각기 다르게 나타난 것뿐이라는 사상. 마음 외에는 존재하는 것이 없으며, 마음에 의하여 모든 것이 창조되었다고 설명한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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