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가 ()

고전시가
작품
1925년에 발표된 김문세(金文世, 1894∼1926)의 장편 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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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1925년에 발표된 김문세(金文世, 1894∼1926)의 장편 창가.
구성 및 형식

7·5조 창가. 총 376행.

『불교』 제8호(1925.2)에 국한문 혼용체로 수록되어 있다. 김추계(金秋溪)가 창작한 작품을 김소원(金素園)이 초록하여 투고한 것이다. 추계는 김문세의 호이다. 그는 1919년 3·1운동에 참여한 후 중국으로 망명하여 임시정부의 독립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다가 30세에 요절한 우국지사이다. 당시 여운형·김구 등과 함께 활동했으며, 대한민국 정부에서 1990년에 국민훈장 애족장(愛族章)을 서훈하였다. 작자는 항저우[杭州] 도서관에서 『사고전서』를 열람하여 우리나라 역사 기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922년 8월 항저우 고려사(高麗寺)를 유람하고 관련 역사를 토대로 이 작품을 저술하였다. 작품이 발표된 후 당시 한국과 중국 불교계의 관심을 이끌어 내었는데, 이후의 중창불사 운동의 경과가 『불교』지에 여러 차례 소개되었다.

내용

중국 항저우의 폐허가 된 고려사를 방문하여 관련된 역사와 현재의 실태를 노래하고 재건을 다짐하는 내용의 창가이다. 전체적으로 화자와 목동이 등장하여 묻고 답하는 문답식 구조로 되어 있으며, 서사─본사─결사의 3단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서사(1∼10행)는 폐허가 되어 버린 항저우의 고려사 앞에서 목동에게 그 이유를 묻는 내용이다. 본사(11∼346행)는 화자의 물음에 대한 목동의 긴 답변이다. 결사(347∼376행)는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화자의 감회를 담았다. 작품의 중심이 되는 본사는 총 336행 분량으로 고려사를 둘러싼 의천의 행각과 우리나라의 역사가 씨줄 날줄이 되어 서술되어 있다. 『사고전서』의 관련 자료를 조사하여 우리의 역사를 기술하고자 한 저자의 공력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본사는 다시 크게 세 단락으로 묶여진다. 본사의 1단락(15∼30행)은 ‘고려국’의 다양한 명칭과 유래를 소개하며 산자수명한 자연을 예찬하고 있다. 2단락(31∼66행)은 기자(箕子), 공자[仲尼], 헌원씨(軒轅氏), 도당씨(陶唐氏) 등 고대에서 ‘중고(中古)’시대에 이르는 동안 고조선, 고구려, 고려, 조선과 가졌던 중국측의 역대 인물을 소개하였다. 3단락은 대각국사 의천의 발자취와 고려사의 내력을 소개하였다. 3단락의 1∼3장(67328구)은 의천의 행적을 순차적으로 기술하였다. 4장(329346구)은 청 건륭 이후 고려사의 내력과 현재의 상황을 소개하였다. 1919년에 신예관이라는 인물이 편액을 다시 달아 복구하고 있으나 여전히 쇄락하여 공공연한 오해와 무례를 받는다는 내용이다. 결사는 목동의 설명을 다 들은 화자가 반가운 심정으로 절에 들어갔으나 초라한 내부를 확인하고 서러움이 북돋아난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고려사를 재건하고 절 한편에 치워져 있는 고려 임금의 소상(塑像)을 다시 봉안하리라는 다짐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7·5조 창가의 대표적인 작품은 최남선의 〈경부철도가〉(1908)와 〈세계일주가〉(1914) 등이 있는데, 이들 작품은 근대문명을 예찬하고 새 시대의 희망을 노래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고려사가〉는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한편, 행간에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비분강개한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7.5조 창가의 다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이 작품은 임시정부의 기자인 작가가 민족의식을 고취하고자 역사교과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지은 작품으로 역사 교과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불교시가의 동아시아적 맥락과 근대성』(김종진, 소명출판, 2015)
「김문세의 장편 창가 〈고려사가〉 연구」(김종진, 『한국고시가문화연구』 27, 한국고시가문학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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