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블라디보스토크의 고려촌(신안촌)에서 태어난 이욱(1907∼1984, 본명은 이장원(李章源))은 일제 강점기 간도 문학의 대표자이자 해방 후 중국 조선족 문학의 기반을 구축한 시인이다. 17세 되던 1924년 처음으로 〈생명(生命)의 예물(禮物)〉을 『간도일보』에 발표하면서 창작 생활을 시작했다. 체험적으로 갖게 된 유랑(실향)의식과 함께 조부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한시의 교양, 진보적 사회주의 이념 등은 그의 문학 세계를 지탱하여 준 세 지주(支柱)였다. 그는 일제 강점기 내내 투쟁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서정시와 삶에 대한 통시적 서술을 중심으로 하는 서사적 서정시 등을 왕성하게 발표했고, 해방 후에는 사회주의적 관점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을 비교적 많이 창작했다.
『이욱 시선집』에는 첫 작품 〈생명의 예물〉(1924)을 맨앞에 싣고, 1957년에 발표한 서정서사시 〈고향 사람들〉을 맨 뒤에 실었다. 이 책에 실린 〈생명의 예물〉·〈님 찾는 마음〉·〈눈〉·〈봄비〉·〈금붕어〉·〈나의 노래〉·〈척촉화(躑躅花)〉·〈바위〉·〈오월〉·〈낙엽〉·〈별〉·〈모아산(帽兒山)〉·〈월야범종(月夜梵鐘)〉·〈샘〉·〈혈흔(血痕)에 깃든 꽃〉·〈땅〉·〈5월의 붉은 맘씨〉·〈역마차〉·〈북두성〉·〈내 두만강에 묻노라〉·〈라자구〉·〈격(檄)〉·〈옛말〉·〈젊은 내외〉·〈석양의 농촌〉·〈그날의 감격은 새로워〉·〈황소야〉·〈선구자〉·〈삼대〉·〈일어서는 거리〉·〈사랑하는 거리〉·〈공원의 서정〉·〈고향〉·〈땅의 노래〉·〈꽃 언덕이 보이네〉·〈시들 줄 모르는 진달래〉·〈그 마음〉·〈꿈〉·〈아리랑〉·〈생의 노래〉·〈고성(古城)〉·〈응(鷹)〉·〈추감(秋感)〉·〈독서〉·〈노시인〉·〈철학〉·〈고향 사람들〉 등은 모두 그의 다양한 시세계를 보여 주는 대표작들이다. 특히 〈고향 사람들〉은 항일유격대의 형상 창조를 바탕으로 조선 민중의 투쟁사와 민족 단결의 감동적인 장면들을 그려 냄으로써 그의 작품들이 단순히 서정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