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출현설 ()

구비문학
작품
뛰어난 능력을 지닌 진인(眞人)이 나타나 어지러운 세상을 뒤엎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 것이라는 내용의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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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뛰어난 능력을 지닌 진인(眞人)이 나타나 어지러운 세상을 뒤엎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 것이라는 내용의 설화.
개괄

진인출현설은 역사적으로 잠복과 활성화를 반복하는 이야기 유형으로, 홍경래난이나 동학농민운동과 같은 사회적 긴장 상태에서 구체화되고 거듭 재생산되기 때문에 구비문학적 속성이 강하다. 하지만 진인의 출현이 결과적으로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형 구술 상황에 미래형 예언 구조가 맞물려 작동하는 발생적 특징을 갖는다.

내용

진인출현설은 진인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갖추고 있어서 일반 서사에 두루 실현되는 영웅의 일생 구조를 취하고 있다. 여러 진인 이야기의 공통화소를 추출하여 진인의 일생을 단락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천한 정씨 집안에서 태어난다. 둘째, 괴물의 모습으로 태어나거나 잉태된 지 열석 달 만에 태어나는 등의 비정상적 탄생을 보인다. 셋째, 버림받거나 어린 나이에 스스로 집을 나가 자취를 감춘다. 넷째, 바다 건너 섬이나 중국 등 먼 곳으로 간다. 다섯째, 신승의 도움을 받거나 스스로 신통한 능력을 지닌다. 여섯째,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돌아와 나라를 차지하거나 세상을 구할 것이다.

진인이 미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점은 아기장수와 같은 민중적 영웅과 상통한다. 하지만 신분이 미천하다는 점 자체가 시련인 비극적 민중 영웅과는 달리, 진인은 괴물의 모습으로 태어나서 버림을 받거나 스스로 집을 나가는 등, 시련의 강도가 심하다는 점에서 그 신이함이 강조된다. 이는 자칫 이야기가 허탄해질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시련의 강도가 높을수록 신통력이 커지게 마련이라는 점에서 진인이 다시 되돌아와 나라를 차지하거나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등 앞으로의 엄청난 이야기 전개에 서사적 긴장을 확보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그러나 진인출현설은 영웅의 일생 구조를 지닌 일반 서사물이 필수적으로 갖는 승리나 패배라는 완결된 결말 구조를 지니지 못하고, 출현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가능성만 예고하고 이야기가 끝이 난다. 그 가능성은 늘 아직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인 출현에 대한 기대감과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의의와 평가

진인출현설은 민란과 같은 민중운동이 고조되는 특정 시기에 강한 전파력을 지니고 활성화되는 구비설화의 한 유형이다. 홍경래의 난군이나 동학 농민군 사이에 급속히 퍼져나간 진인출현설은 새 세상 도래에 대한 밝은 전망을 제시하고, 거사 성공의 기대감을 높여 민심을 규합하는 역할을 했다. 싸움에 패퇴하면 이 이야기는 일시적으로 부정되거나 사라지지만, 진인의 존재까지 완전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언젠가는 돌아와 민중의 편에 서서 세상을 구제할 메시아적 존재로서 잠복 전승된다. 진인출현설은 어찌 보면 흉흉한 괴담이나 유언비어쯤으로 치부될 수도 있겠으나, 새 세상을 꿈꾼 민중들의 서사적 욕망이 실현된 구비설화로도 파악이 가능하다. 이런 시각에 서면 민중이 곧 진인이며, 이상세계를 꿈꾼 〈홍길동전〉이 진인출현설이라는 구비설화의 소설적 변용이라는 이해도 가능해진다.

참고문헌

「참요와 진인출현설의 구술 상황에 대한 고찰」(성무경, 『반교어문연구』 3, 반교어문학회, 1991)
「아기장수 설화와 진인출현설의 관계」(신동흔, 『고전문학연구』 5, 한국고전문학연구회, 1990)
「진인출현설의 구비문학적 이해」(조동일, 『한국설화와 민중의식』, 정음사, 1985)
집필자
성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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