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부터 2000년 2월까지 전북대학교 박물관 주관으로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곳으로 건물지, 원형 수혈유구, 목책열, 무덤 등이 조사되었다.
야산산성으로 알려진 배매산 유적에서 다양한 유구가 조사되었지만, 백제 토기류의 형태가 다양하지 않은 점에서 유적의 존속기간이 길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지구에서 집중적으로 조사된 원형 수혈유구는 30여 기로 그 평면형태가 원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타원형과 입구가 좁고 바닥부분이 넓은 복주머니형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부분이 불룩한 원통형이나 장고형도 일부 섞여 있다. 유구의 크기는 바닥면의 직경이 150∼200㎝ 내외의 것이 가장 많고 직경이 100㎝ 이하이거나 250㎝가 넘는 것도 있다. 원형 수혈유구의 성격은 형태, 크기, 배치 등에서 정형성이 없고 경사가 완만한 출입 통로에 입지를 두어 저장시설보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함정으로 추정된다.
건물지는 다-1지구에서 13기, 다-2지구에서 11기, 목책열 내부에 해당하는 다-3지구에서 6기가 조사되었다. 이 건물지들은 크게 온돌이나 화덕이 시설되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진다. 건물지는 대부분 경사면을 따라 3단 또는 4단으로 단을 이루면서 가파른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로 연이어 자리하고 있었다. 다-3지구에서 조사된 건물지는 등고선을 따라 목책이 설치되어 있으며, 목책 안쪽에는 건물지와 담수지, 목책의 부속시설로 추정되는 주공들이 있다. 목책의 남쪽 출입구 동쪽에서 자연 암반츨을 파낸 뒤 바닥면과 벽면에 뻘흙을 채워 만든 담수지가 조사되었다.
유물은 토기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종으로는 삼족토기, 기대, 고배 등의 양이 많다. 이외에도 뚜껑, 발, 옹, 호 등이 출토되었는데, 다른 유적과 달리 상대적으로 기대와 삼족토기 등 의례용 토기류가 많다는 점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유물의 시기적 폭은 그다지 넓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만경강유역이 한눈에 잘 조망되는 배매산에서 다양한 형태의 원형 수혈유구와 30여 기의 건물지, 목책열 등이 함께 조사되어, 백제 방어시설의 특징과 그 성격을 연구하는데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의례용 토기류가 많이 출토됨으로써 전북지역 제사유적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전북지역에서 거의 조사되지 않았던 백제의 방어시설과 함께 백제의 의례행위를 연구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