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역대통재는 1576년(선조 9) 전라도 능성 쌍봉사에서 간행된 학덕이 높은 스님들의 전기이다. 이 전기는 원나라의 승려 염상(念常)이 석가여래의 탄생부터 1333년(충숙왕 복위 2)까지의 고승·대덕의 전기를 편년체로 수록한 책이다. 범어사 소장본 『불조역대통재』는 조선 초기 목판 인쇄술과 왕실 불교 신앙의 양상을 알 수 있는 등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9년 11월 19일에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원나라의 승려 매옥(梅屋) 염상(念常, 1282~1341)이 석가여래의 탄생부터 원통(元統) 원년에 해당하는 1333년(충숙왕 복위 2)까지 역대 제기(帝紀)에 따라 불교 사적, 고승(高僧) 전기를 편년체로 기술하였다.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는 모두 22권 10책으로 구성된 목판본이다. 범어사에는 제2책(권2~5)이 없어 모두 18권 9책을 소장하고 있다. 표제는 '불조통재(佛祖通載)'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의 저본(底本)이 된 1472년(성종 3)에 간행된 성화본(成化本)은 완본이 담양 용화사(龍華寺)에 전해지는데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범어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불조역대통재』는 1576년(선조 9)에 전라도의 사자산 쌍봉사(雙峰寺)에서 중 · 개간한 것이다.
장정(裝幀)은 오침안정법(五針眼訂法)의 선장(線裝)으로 되어 있다. 판식(版式)은 상하단변(上下單邊) 좌우쌍변(左右雙邊)에 반곽(半郭)의 크기는 세로 18.1㎝, 가로 12.1㎝이다. 계선(界線)이 있으며 행자수(行字數)는 10행 20자에 소자쌍행(小字雙行)이다. 어미(魚尾)는 부정어미(不定魚尾)가 내향(內向)하고 있는데, 흑어미(黑魚尾), 1엽화문어미(一葉花紋魚尾), 2엽화문어미(二葉花紋魚尾), 3엽화문어미(三葉花紋魚尾), 유문어미(有紋魚尾) 등이 섞여 있다.
『불조역대통재』의 간행에 관해서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원(元)의 가흥(嘉興) 운문암(雲門菴)에서 1344년(충혜왕 5)에 간행하였고, 이것을 1430년(세종 12)에 중간(重刊)하였다. 이 중간 판본을 흔히 선덕본(宣德本)이라 부른다. 조선시대에 유통된 것은 이 선덕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1472년에 인수대비(仁粹大妃)가 승하(昇遐)한 세조 · 예종의 명복과 정희대왕대비(貞熹大王大妃) · 성종 · 공혜왕후(恭惠王后)의 장수를 빌기 위해 목판이 있는 곳에 나누어 보내 『법화경(法華經)』 등 29종의 불교 경전을 인출할 때, 『불조역대통재』도 30부 인출하였다.
이것을 흔히 명(明)의 연호를 따 성화본이라 부른다. 이 성화본의 인출 사실로 보아 우리나라에서는 선덕본을 1472년 이전에 번각(飜刻)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선에서는 성화본을 저본으로 여러 사찰에서 중간한 것으로 보이며, 1576년 전라도 능성(綾城)의 쌍봉사(雙峰寺)에서 간행한 것이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중간 기록이다. 이 책은 1430년 대자은사(大慈恩寺) 수좌(首座)인 광의에 의해 중간되어 유통되었던 목판을 다시 중간한 것이어서, 조선 초기 목판 인쇄와 왕실의 불교 신앙 양상을 알 수 있는 등 판본의 사료적 가치가 크다.
간기(刊記)에 “만력4년 병자이월중간일 전라도 능성지 사자산 쌍봉사 중개간(萬曆四年丙子二月中澣日 全羅道綾城地獅子山雙峰寺重開刊)”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만력(萬曆) 4년 병자년에 해당하는 1576년에 전라도 능성의 사자산 쌍봉사에서 중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불조역대통재』의 권1은 과거칠불(過去七佛)의 게송과 불교의 우주관, 세계관을 설명하였고, 권2는 석가 탄생 이전까지 중국의 제왕(諸王)과 성인을 서술하였다. 권3 이하는 석가 출생 이후의 역사를 서술했는데, 1333년까지 중국 역대 제왕의 연대기에 따라 불교의 사적이나 고승의 전기를 기술하였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범어사 도서인 『불조역대통재』는 조선 초기 목판 인쇄술과 왕실 불교 신앙의 양상을 알 수 있는 등 판본의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1999년 11월 19일에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