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자 선여인은 붓다의 가르침에 신심을 가지고 수행하는 불제자를 가리킨다. 족성자 족성녀, 신남 신녀, 청신사 청신녀라고도 한다. 선남자 선여인은 원래는 좋은 가문의 남자와 여자를 가리키는 말인데, 불전 안에서는 '불법에 신심이 있는 자'를 통칭하고 있다. 대승불교에서는 여부와 상관없이 보살도를 행하고 있는 보살을 다 아우르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문헌에 의거하면 출가와 재개 수행의 정도에 관계없이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는 불제자를 모두 선남자 선여인으로 정의할 수 있다. 현재 한국 불교에서는 선남자는 ‘거사’로, 선여인은 ‘보살’로 불리기도 한다.
선남자에 해당하는 인도말 kula-putra의 문자적 의미는 ‘좋은 가문의 아들 내지 자식’ 혹은 ‘품위와 교양을 갖춘 훌륭한 청년’이라는 뜻이다. Kula는 가문, 가계, 족속 등의 의미를 지니고 putra는 아들, 자식을 의미한다. 선여인은 ‘훌륭한 가문의 딸’이라는 의미가 된다. 선남자 선여인 대신에 ‘족성자(族姓子)’ ‘족성녀(族姓女)’라는 말도 쓴다. 선남자 선여인은 이처럼 원래는 좋은 가문의 남자와 여자를 가리키는 말인데, 불전 안에서는 '불법(佛法)에 신심이 있는 자'를 통칭하고 있다.
불교 문헌에 의거하여 보면 선남자 선여인은 대체적으로 붓다와 그의 가르침에 신심을 가지고 수행하는 불제자를 말한다. 출가 수행자들을 공양하여 공덕을 쌓는 일반 재가자뿐 아니라 출가하여 수행에 정진하는 출가 수행자들도 선남자 선여인으로 지칭되고 있다. 초기 경전에서 용법을 보면 몇 가지 경우가 엿보인다.
첫째, 단순히 ‘훌륭한 가문의 출신자’라는 의미로 쓰인 경우로 불교인이 아닐 수도 있다. 아직 삼보(三寶)에 귀의하지 않았지만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선근(善根)이 있고 불법에 호의적인 사람을 지칭한다. 둘째는 출가 수행자가 되기 전의 재가자를 부르는 경우로 잠재적인 출가 후보자이다. 셋째는 5계를 지키면서 부모를 비롯하여 처자 · 친척 · 시문 · 바라문 등을 공양하는 경우로 사부대중(四部大衆) 중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이다. 넷째, 출가 수행자를 부르는 경우로 비구와 비구니의 동의어이다.
대승불교에서 보면 선남자와 선여인이라는 용어는 출가 여부와 상관없이 보살도를 행하고 있는 보살을 다 아우르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대승불교의 『승만경(勝鬘經)』 등에서는 선남자 선여인이 보살과 같은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대승불교 논서인 『대지도론(大智度論)』에 의하면 보살은 선남자 선여인보다 지혜가 더 뛰어난 자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대승불교 문헌에 의하면 선남자 선여인은 보살과 마찬가지로 깊은 지혜를 가지고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는 모범적인 수행자로 묘사되고 있다. 또 다른 문헌에서는 보살마하살,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 천신을 일괄해서 선남자 선여인으로 부르고 있다.
선남자의 동의어로 근선남(近善男), 신사(信士), 신남(信男), 청신사(淸信士) 등이 있고, 선여인의 동의어로 신녀(信女), 청신녀(淸信女) 등이 있다. 청신사와 청신녀는 불교를 깨끗이 믿는 남자, 여자라는 의미로 재가 남성 신도와 여성 신도를 주로 가리킨다. 선남자 선여인은 사부대중에는 빠져 있지만 좁혀 말하면 우바새와 우바이에 해당하고, 넓게 보면 사부대중 전체를 아우른다.
그런데 선남자 선여인은 일반적으로 우바새와 우바이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우바새와 우바이는 출가하지 않은 신자들, 즉 남녀 재가신자(在家信者)를 통칭하는 낱말이다. 이들은 5계를 굳게 지키며 출가 수행자인 비구와 비구니를 받들어 섬긴다. 즉 선남자 선여인은 출가하지 않고 재가신자로서 불교를 실천하는 선한 남자와 여인을 가리킨다.
현재 불교학계에서는 선남자 선여인은 각각 신심이 깊은 남자 신도와 여자 신도를 지칭한다. 문헌에 의거하여 보면 출가와 재가 수행의 정도에 관계없이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는 불제자를 모두 선남자 선여인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현재 불교계에서는 재가수행자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Kula-putra에서 쿨라가 집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현재 한국 불교에서는 선남자는 ‘거사’로, 선여인은 ‘보살’로 불리기도 한다.
붓다의 제자 중 출가의 경우 다시 남성의 비구와 여성의 비구니로 구분하고, 재가는 남성의 우바새, 여성의 우바이로 나누는데, 선남자 선여인은 이들 사부대중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불교인까지 아우르는 존칭 또는 미칭이다. 많은 경우 선남자와 선여인이 병렬되어 나타나지만 선남자가 선여인보다 훨씬 많이 등장하는 것은 경전이 형성될 때 남자 중심의 사회 문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