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통은 일상적인 인식이나 능력을 능가하는 초월적인 인지 능력과 초인적인 능력을 가리킨다. 신통, 신통력, 신력이라고도 한다. 육신통은 신족통, 천안통, 천이통, 타심통, 숙명통, 누진통을 말한다. 육신통은 주로 붓다와 그의 제자 아라한이 갖추고 있는 능력으로 묘사되고 있다. 여기서 누진통은 초세간적인 것으로 오로지 불교 수행자만 주로 비파사나 명상 수행에 의해 성취할 수 있다고 한다. 붓다는 출가 수행자들이 재가자에게 신통력을 보여주는 것은 천박한 짓으로 규정하며 신통력 사용을 엄금하고 있다.
신통에 해당하는 인도 원어 abhijña(산스크리트어. 이하 ⒮로 표기) 혹은 abhiñña(팔리어. 이하 ⒫로 표기)는 초월적인 지식이나 능력을 말한다. 신(神)은 ‘인간이 아닌 신적이다’는 의미이고, 통(通)은 ‘걸림이 없다’는 뜻이다. 이를 신통(神通) 또는 신통력(神通力) · 신력(神力) · 통력(通力)이라고도 한다. 육신통은 신족통(神足通) · 천안통(天眼通) · 천이통(天耳通) · 타심통(他心通) · 숙명통(宿命通) · 누진통(漏盡通)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육신통은 삼명(三明)에 근거하여 발달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초기 경전에 붓다는 삼명을 성취하여 성불하였다고 전하고 있으므로 삼명이 육신통보다 더 이른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육신통은 삼명을 더 자세하게 나누고 발전시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육신통은 주로 붓다와 그의 제자 아라한이 갖추고 있는 능력으로 묘사되고 있다. 여기서 누진통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신통은 세속적인 것으로 불교 수행자가 아닌 외도(外道)들도 사마타(⒮śamatha, ⒫samatha) 수행에 의해 획득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누진통은 초세간적인 것으로 오로지 불교 수행자만 주로 비파사나(⒮vipaśyanā, ⒫vipassanā) 명상 수행에 의해 성취할 수 있다.
①신족통
신족통(⒮ṛddhi, ⒫iddhi)은 마음으로 몸을 만들 수 있거나 사라지게 할 수 있고 벽 등을 통과할 수 있고, 물위를 걸을 수 있고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 등을 가리킨다. 신족통을 갖추고 있으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묘사되고 있다.
②숙명통
숙명통(⒮pūrvanivās-ānusmṛti, ⒫pubbenivasanusati)은 전생을 기억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전생에 어느 곳에서 무엇을 했으며 부모 형제가 누구였는지 등을 기억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숙명통에 뛰어난 자는 헤아릴 수 없는 과거의 생을 기억해 낼 수 있다고 한다.
③천안통
천안통(⒮divya-cakṣus, ⒫dibbacakkhu)은 보통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중생들이 자신의 지은 업에 따라 태어나고 죽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선업을 지은 중생은 좋은 곳에 태어나고 악업을 지은 중생은 나쁜 곳에 태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신통력이다.
④)천이통
천이통(⒮divya-śrota, ⒫dibbasota)은 보통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능력이다. 천상의 소리를 듣거나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이다.
⑤타심통
타심통(⒮cetaḥ=paryāya, ⒫cetopariya)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 상태를 알 수 있는 능력이다. 타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능력이다.
⑥)누진통
누진통(⒮āsrava-kṣaya, ⒫asavakkhaya)에서 ‘누’는 번뇌를 의미하며 누진은 번뇌를 모두 소진한 것을 일컫는다. 누진통을 성취한 성인은 고통의 근원이 되는 번뇌를 소멸시켜 고통에서 완전하게 벗어난 상태에 이른 존재이다. 육신통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바로 누진통이다. 누진통을 제외한 다섯 신통은 천신이나 다른 외도도 가능하지만 누진통만은 붓다나 아라한이 가진 신통이며, 이 신통으로 인해 불교의 성인과 범부중생(凡夫衆生) 또는 외도와 구분된다. 경전에 외도나 제석천 등 천신도 5가지 신통을 부릴 수 있지만 누진통은 오로지 불교 성인만이 획득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신라의 승려 의적(義寂: 681~?)은 『무량수경술의기(無量壽經述義記)』에서 누진통이 번뇌를 완전히 끊는다는 이전의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며,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漏染不起]’라고 이해하였다. 그리고 누진통을 육신통 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붓다는 신통력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출가 수행자에게 경고하고 있다. 출가 수행자들이 재가자에게 신통력을 보여주는 것은 천박한 짓으로 규정하며 출가자의 신통력 사용을 엄금하고 있다. 신통력을 악용하여 세상을 속이고 사람을 해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통력 사용에 관한 이야기가 초기 불교 문헌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 대승불교 문헌에서도 신통력은 보살이 갖추고 있는 능력으로 묘사되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 불교 문헌에는 신통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예컨대 『삼국유사』에는 원효(元曉)와 혜공(惠空)이 물고기를 잡아먹고 대변을 보았더니 살아 있는 고기가 나왔다는 등 많은 신통 설화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