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영이 조선일보에 1930년 3월 18일에 “철자법 강좌를 두게 됨에 림하야”라는 제목 아래 서문에 해당하는 글을 먼저 쓰고, 4월 1일부터 연재하기 시작하였는데, 연재를 마친 후 이를 책자로 간행한 것이다.
1책, 154(4+150)쪽, 20㎝, 1930년 활문사 발행.
책의 서문에 따르면, 1930년 2월에 개정 공표된 「언문철자법」은 형태음소적 원리를 바닥에 깔고 있었던 탓으로 음소적 원리에 젖어 있던 당시의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맞춤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언문철자법」의 보급을 위하여 출간된 것이 이 책이다. 『조선어 철자법 강좌』는 장지영의 그 전후의 다른 저술들과는 달리 한글 위주로 서술하되 한자는 괄호 안에 넣는 태도를 취하였다.
책의 목차는 1. 표준어, 2. 자음의 경음, 3. 발음, 4, 받침(終聲), 5. 실제 발음, 6. 동사의 시간, 7. 동사의 존비칭, 8. 모음의 조화, 9. 토의 구별, 10. 형용사와 동사의 불규칙, 11. 자체(字體) 변화, 12. 언어의 생략, 13. 관용상의 착오 순으로 되어 있다.
표준어에서는 표준어의 성립 조건에 대해 ‘서울말로 정할 것, 학리에 맞고 규모가 있는 말로 표준 삼아야 할 것, 순연한 조선말을 한문에 불여 쓰는 것은 옳지 않음’의 네 가지 조목을 제시하였다. 자음의 경음은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된시옷을 버리고 같은 자음을 병서하는 방식이 좋다고 하고 해당 자모별로 예를 보였다. 발음에서는 ‘댜, 텨, 됴, 튜, 샤, 져, 쵸’ 등을 ‘자, 처, 도, 투/튀, 사, 저, 초’로 발음함을 잘못이라고 하고 원음대로 발음할 것을 강조하였다. 실제 발음에서는 고유어이건 한자어이건 실제로 발음하는 대로 쓰고 역사적 표음은 버려야 한다고 하였다. ‘뎌것, 텰도, 셔울, 긔쟈’ 등을 ‘저것, 철도, 서울, 기자’ 등으로 적는다는 것이며, ‘ㆍ’도 폐기한다고 하였다. 받침은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오던 ‘ㄱ, ㄴ, ㄹ, ㅁ, ㅂ, ㅅ, ㅇ’의 7개 외에 ‘ㄷ, ㅈ, ㅎ, ㅋ, ㅌ, ㅍ, ㅊ’도 인정해야 함을 주장하고 그 예를 보였다.
또한 겹받침으로 ‘ㄺ, ㄻ, ㄼ’ 셋밖에 없어 맞춤법이 정리되지 못하였다고 보고 ‘ㄳ, ㄵ, ㄶ, ㄽ, ㄾ, ㄿ, ㅀ, ㅁㄱ, ㅄ, ㅅㄱ, ㄲ, ㄹㄹ, ㅆ’을 더 두어야 한다고 하고 예를 들었다. 동사의 시간에서는 시제 요소 ‘었, 겠’ 등의 표기를, 동사의 존비칭에서는 높임의 ‘시’의 표기를, 모음의 조화에서는 동사의 활용형에 나타나는 모음조화의 표기를 다루었다. 토(조사와 어미)의 구별에서는 자모음과 관계없는 토와 자모음에 관계 있는 토로 구분하고 그 예를 보였다. 형용사와 동사의 불규칙에서는 용언의 불규칙 활용에 관하여 서술하였는데, 불규칙 용언의 어간은 ‘덥고, 더워; 낫고, 나아; 길고, 기니’처럼 원형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소리나는 대로 적자고 하였다. 자체 변화에서는 파생어 형성에 나타나는 표기 문제를 다루었다. 모음으로 된 접미사는 그것이 규칙적이든 불규칙적이든 모두 원형(웃음, 묻엄, 길억지)을 밝히는 태도를 취하였다. 언어의 생략에서는 준말이 형성될 때의 표기법을, 관용상의 착오에서는 관용적인 잘못을 범하는 예를 들었다.
『조선어 철자법 강좌』는 언문 철자법 보급에 기여하기 위하여 발행된 책으로 「언문철자법」이 상세하게 해설되어 있으며, 이 책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한글맞춤법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장지영의 해방 전의 어문관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