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은 1787년 화천 용화산 용다사에서 처음 제작되었는데 1878년 양구의 심곡사에 시주되었다. 이후 원주의 구룡사를 거쳐 1977년부터는 강원도 향토박물관에서 전시되었다. 최근인 1999년 월정사로 옮겨졌고 현재는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종의 정상부에는 음통이 없고 간략한 고리 형태의 용뉴가 있다. 종의 상부인 천판과 연결되는 부분에 있는 용뉴에는 용머리가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다. 천판은 반구형이며 종신과 연결되는 부분에 한 조의 굵은 띠가 둘려 있다. 천판 위에는 용뉴를 중심으로 연꽃무늬를 돋을새김하였다. 종신의 중앙에서 위쪽으로 세줄의 띠를 둘렀으며 연곽이나 연뢰, 보살 등의 표현은 생략되어 있다. 종신 상단부에는 한글의 명문이 있으며 종신 하단부에는 한자로 새긴 명문이 있다. 이 중에서 하단부의 한자 명문은 “건륭오십이년정미오월 낭천용화산용다사중종 신조기중종칠십근 가선대부시주 가선대부 곡해삼강 태인유일정안 도편수중(乾隆五十二年丁未五月 狼川龍華山龍茶寺中鍾 新造記中鍾七十斤 嘉善大夫施主 嘉善大夫 曲海三綱泰仁 有日定安 道片手中)”이다. 이 기록을 통해서 1787년 용다사에서 종을 처음 주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상단부의 한글 명문은 “양구현 심곡사 광서오년 윤삼월일 경성내 거주 중종대시주 청신여 을사생 연지원 황씨 수명장수지대원 비구 초허당 왕생극락 지대원”이다. 그 내용은 1879년 경성에 거주하는 청신녀(淸信女) 황씨가 수명장수와 비구 초허당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며 양구군의 심곡사에 시주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건봉사본말사적(乾鳳寺本末史蹟)」의 ‘심곡사사적(深谷寺史蹟)’에서도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