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승기겁(阿僧祇劫)은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asaṃkhyeya-kalpa의 음역어이다. 팔리어로는 asaṅkheyya-kalpa라고 하며, 무량겁(無量劫)으로 의역된다. 아승기는 헤아릴수 없는 무한히 큰 수를 뜻하는데 아승(阿僧)·아승가(阿僧伽)로 음역되거나, 불가산계(不可算計)·무량수(無量數)·무앙수(無央數)로 의역된다.
아승기는 인도의 숫자 단위중 하나인 60가지의 수목(數目) 단위 중 52번째 단위이며, 경전마다 그 수의 크기가 다르게 나타난다. 『화엄경』「승기품 」은 120종류의 대수(大數)중에 백천(百千)의 자승[제곱]을 1구지(俱胝)라 할 때 구지를 반복적으로 100번 이상 곱한 것이 아승기라고 한다. 『대지도론』은 아승기를 무수(無數)로 의역했는데, 아승기란 더 이상 헤아릴 수 없는 단위의 숫자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아승기겁은 무한한 숫자를 뜻하는 '아승기'와 시간을 뜻하는 '겁'이 결합하여 계산할 수 없는 정도로 무한한 긴 시간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무량한 시간동안 윤회를 반복하거나, 해탈을 위해 무량한 시간동안 수행하는 것을 강조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장아함경』 제1권 「대본경」에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아승기겁 이전부터 부지런히 애쓰며 나태하지 않고 최상의 수행을 해오다가 이제야 비로소 이렇게 성취하기 어려운 법을 얻었다"는 표현이 나타난다. 『대비바사론』 제177권은 삼아승기겁으로 겁아승기야·생아승기야·묘행아승기야를 제시하고, 이런 긴 시간동안 수행을 해야 최상의 깨달음을 증득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