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방 ()

불교
개념
불자의 윤리나 예불에 활용하는 동 · 서 · 남 · 북 · 상 · 하의 여섯 방위를 가리키는 불교용어.
정의
불자의 윤리나 예불에 활용하는 동 · 서 · 남 · 북 · 상 · 하의 여섯 방위를 가리키는 불교용어.
개설

불교의 육방이란 동서남북상하를 말한다. 원래 방위란 공간적인 혼돈에 질서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불교나 인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지닌 공간의식의 한 형태이다. 방위는 자연과학적 방위, 즉 기하학적 공간과 관련을 가지거나 신화-주술적 방위, 즉 상징적 공간과 관련을 가진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종교와 방위는 매우 깊은 연관을 가진다. 모든 종교가 자신들의 우주관이나 형이상학에 따라 방위의 상징을 제시하는데, 전통적인 인도의 브라만교에서도 방위는 특정한 신들의 거주처로 상징화되어 제사를 지낼 때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데 불교는 이런 전통적인 브라만교의 주술적 사고를 거부하고 각 방위에 신들 대신에 사회 윤리의 요소들을 배치시키고 있다.

육각형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는 예를 들어 장아함의 『중본기경( 中本起經)』에 "제석천이 부처님의 성지를 이으려 파나산 위에 도착하여 사각형과 육각형의 돌 하나씩을 얻고(天帝釋承佛聖旨 到頗那山上 取四方石一枚 六方石一枚)"와 같은 용례가 있다.

내용

불교에서 육방의 개념이 가장 명확히 제시되고 있는 문헌은 『육방예경(六方禮經)』으로 알려진 경전이다. 원래 이 경전은 팔리어 경장(經藏)의 장부(長部, Digha-Nikāya) 제 31경에 속한 『싱갈로바다숫단타(Singālovādasuttanta)』인데 아함경에는 장아함 제12경과 중아함 제19경에 『선생경(善生經)』의 경명으로 한역(漢譯)되어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한역불경은 후한(後漢)의 안세고(安世高)가 번역한 『시가라월육방예경(尸迦羅越六方禮經)』이다. 시가라월(尸迦羅越)이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동서남북상하의 육방에 예배하는 것을 본 부처는 의미를 묻는데 이에 시가라월은 그 의미는 모르고 단지 전통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한다. 부처는 그런 단순한 예배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하면서, 동방을 부모, 서방을 아내와 자식, 남방을 스승, 북방을 친구, 상방을 승려, 하방을 하인이나 고용인에게 배당하여 그러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예배하라고 설한다.

의의와 평가

『시가라월육방예경』은 초기불교에서의 재가자의 윤리를 육방에 배대하여 매우 간결하고 요령 있게 설하여 일상생활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보통의 종교들에서 방위는 인간 사회의 질서를 초월적으로 통제한다고 믿어지는 신들을 상징하는데 비해서 불교는 사회 윤리의 요소들을 육방에 배치시킴으로서 전통적인 신화-주술적 방위 개념에서 벗어난 진일보한 방위 의식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불교경전개설 』(이재창, 동국대학교 부설 역경원, 1992)
『한국종교문화의 전개』(정진홍, 집문당, 1986)
집필자
심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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