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탁의 오란 명·겁·중생(衆生)·견·번뇌(煩惱)의 다섯 가지를 말한다. 탁(濁)은 범어로 kaṣāya인데 이것은 오염, 부패, 타락을 의미한다. 즉 오탁악세란 명(命) 등 다섯 가지가 오염되어 타락한 나쁜 세계, 혹은 말세를 말한다. 『비화경(悲華經)』 제2권에는 적의(寂意)라는 이름의 보살이 부처에게 왜 오탁악세를 여의지 않고 오히려 오탁악세에 태어났느냐고 묻는다. 이에 부처는 대비(大悲)에 의한 본원(本願)에 따라 오탁악세에 태어났음을 밝히고 있다.
명은 수명(壽命)을 말한다. 『보살선계경( 菩薩善戒經)』 제6권에 따르면 명탁이란 가장 장수하는 것이 100세를 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 명탁은 겁탁과 관련이 있다. 겁이란 시기, 시대, 혹은 범천(梵天)과 같은 신의 시간 단위를 말한다. 보통 말세에는 세 종류의 겁이 발생하는데 도병겁(刀兵劫)·기아겁(飢餓劫)·질역겁(疾疫劫)이 그것이다. 겁탁에는 전쟁, 기아, 질병의 환란이 발생하여 인간의 수명이 줄어들게 된다.
『보살선계경(菩薩善戒經)』에 따르면 중생탁이란 인간들이 도덕윤리를 지키지 않는 것을 말한다. 견탁이란 진리를 삿된 것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삿된 것을 진리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번뇌탁이란 중생탁과 유사하게 도덕윤리를 지키지 않는 것인데, 중생탁은 도덕윤리를 지키지 않고 수행하지 않는 점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번뇌탁은 도덕윤리를 지키지 않음으로서 인간들에게 번뇌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겁탁이 말세의 외적인 형태라면 중생탁·번뇌탁·견탁은 말세에 보이는 인간 내심(內心)의 가치관의 타락을 의미한다. 이 내외적 요소들에 의해 인간의 수명이 짧아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오탁악세가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