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격조사의 형태는 ‘의’이다. 속격조사는 명사와 명사 사이에 나타나 두 명사를 더 큰 명사구로 묶어 주며 앞 명사로 하여금 뒤의 명사를 수식하는 구실을 하게 한다. 이 때문에 ‘의’는 관형격조사라 불리기도 한다.
속격조사가 ‘의’로 묶어지는 두 명사구는 소유주와 피소유주의 의미 관계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어머니의 저고리’, ‘순희의 모자’에서 ‘저고리’와 ‘모자’는 각각 ‘어머니’와 ‘순희’에게 소속되어 있거나 ‘어머니’와 ‘순희’가 소유주, ‘저고리’와 ‘모자’가 피소유주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로 묶어지는 두 명사구의 의미 관계는 반드시 소유주와 피소유주의 관계에 국한되지만은 않는다. ‘사랑의 노래’, ‘독서의 계절’ 등에서 ‘사랑’과 ‘독서’는 소유주, ‘노래’와 ‘계절’은 피소유주의 관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속격은 전통적으로 문법적인 기능을 하는 격의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국어의 ‘의’도 일정한 의미를 나타내 주는 기능을 가지고 두 명사에 어떤 의미 관계를 부여해 주는 것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두 명사를 ‘수식어+피수식어’의 통사적 관계로 묶어 보다 큰 명사구를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하는 조사로 이해된다.
속격조사도 주격 조사나 목적격 조사와 같이 생략되는 경우가 흔하다. ‘철수 모자’, ‘우리 학교 운동장’ 등이 그 예인데, 속격조사의 생략 조건은 통사적 관계나 의미적 관계, 화용론적 관계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이두 자료에 쓰인 속격조사에는 ‘叱(ㅅ)’과 ‘矣(의)’가 있으며 구결 자료에 쓰인 속격조사는 ‘(ㅅ)’과 ‘(의)’가 있다. 중세국어의 속격조사에는 ‘ᄋᆡ/의’, ‘ㅅ’가 있다. 일반적으로 ‘ᄋᆡ/의’는 유정물 지칭의 평칭, ‘ㅅ’은 유정물 지칭의 존칭이나 무정물 지칭의 체언에 결합한다. ‘모ᄆᆡ 얼굴’<월인석보 7: 70r>, ‘狄人ㅅ 서리’<용비어천가 4장>, ‘아ᄒᆡᆺ 時節’<능엄경언해 2: 5ㄱ>이 그 예이다. ‘ᄋᆡ/의’와 ‘ㅅ’은 속격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기능이 같고, 분포의 환경이 달라 상보적 분포를 보이므로 이들을 이형태로 파악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이들의 교체 조건은 의미론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ᄋᆡ/의’와 ‘ㅅ’을 각기 의미론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구분되는 별개의 형태소로 파악하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