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중심의 언어에서는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긴밀한 문법적 관계가 있으므로 주어가 서술어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영어의 경우 be 동사의 현재에는 am, are, is가 있는데 is의 선택은 주어의 인칭과 수에 달려 있다. 곧 영어에 존재하는 be 동사의 선택은 주어에 달려 있는 것이다.
주어는 때로 서술어에 있는 일반 동사의 형태를 통제하기도 한다. “She goes to school”의 문장에서 동사의 형태가 goes로 나타난 것은 그 문장에서의 주어가 3인칭 단수 현재이기 때문이다. 주어인 she가 동사인 go에 -es가 더해지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주어 중심의 언어는 주어가 문장의 중심이 되는 언어이기 때문에 단문에서 주어를 생략할 수 없다. “It is spring.”의 ‘it’처럼 아무런 의미 없이 단지 형식적으로 주어 역할을 하는 비인칭 주어 구문을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주어는 서술어의 의미적 논항이어야만 한다. 따라서 ‘I am coffee’와 같은 문장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문이다. 사람인 I는 사물인 ‘커피’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어 중심의 언어에서는 주어와 서술어 사이의 긴밀한 의미 관계가 형성됨으로 인해 주어가 서술어를 선택할 수 있다.
주어 중심 언어는 주어와 다른 논항(즉 목적어)과의 의미역 관계가 결정되면서 서술어의 태가 결정된다. 즉 주어가 정해지면 그 주어에 상응하는 서술어가 결정되어야 함과 동시에 주어와 목적어 사이의 관계가 설정되어 능동문과 피동문이 결정된다. 즉 “He sold the house.”에서처럼 ‘sold’는 통사적으로 직접목적어를 가지며, 두 논항(argument) 간의 의미역에 의해서 “The house was sold.” 또는 “The house was sold by him.”와 같이 피동화가 가능하다.
반면에 주제 중심 언어는 모든 문장 성분이 주제어가 될 수 있으며, 한국어의 ‘은/는’, 일본어의 ‘は’와 같은 주제를 위한 명시적인 표지가 있다. 주제어와 서술어 간의 의미 또는 문법적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도 문장 구성이 가능하며, 주어 생략이 가능하며 주어가 없는 무주어문, 이중주어문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이 주어 중심 언어와의 차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