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는 기능성과 활동성을 고려한 스포츠 웨어의 한 종류로 골프를 칠 때 착용하는 복식이다. 1920년대의 초기 골퍼들은 신사복에 구두를 신고 중절모를 착용했지만, 1960년대 경제 성장으로 골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골프웨어는 일상복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1970년대부터 편안하고 캐주얼한 스타일과 바람막이 점퍼나 방수 소재의 기능성 옷들을 골프웨어로 착용하였고, 2000년대 이후 골프 인구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일상에서 골프웨어를 캐주얼웨어로 선호하면서 기능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젊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변화하였다.
골프(golf)의 어원은 스코틀랜드(Scotland)의 고어(古語) ‘고프(gouft: 치다)’로, 골프는 스코틀랜드의 목동들이 끝이 구부러진 나뭇가지로 돌멩이를 날리는 민속놀이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현대 골프의 원형은 15세기부터로 평상복을 골프웨어(golfwear)로 착용하였고, 17세기에는 골프가 부유층만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화려하고 복잡한 스타일의 복장을 착용하다가 19세기에 이르러서 일반적인 골프웨어로서의 형태를 갖추었다. 우리나라에 골프가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1900년(광무 4)경 황실 고문이었던 영국인들이 원산(元山) 세관(稅關) 안의 유목산에 골프 코스를 만들어 골프를 즐긴 것이 시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 골프는 1921년 효창원골프코스, 1929년 경성골프클럽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국 골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영친왕(英親王)으로, 영친왕은 경성골프클럽 건설을 위해 황실의 능자리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고 공사비를 하사하는 등 한국 골프가 태동하는 데 기여하였다. 영친왕이 1927년 스코틀랜드 골프 클럽인 세인트앤드루스에서 라운드했을 때, 당시 서양의 골프웨어였던 노퍽재킷(norfolk jacket)에 니커보커즈(knickerbockers)와 셔츠, 타이, 긴 양말을 착용했던 것에 반해,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의 골퍼들은 정통 정장(正裝) 신사복(紳士服)에 중절모를 착용하였다.
골프웨어는 계절, 기후, 성별 등의 차이가 있으나 스웨터, 방수(防水) · 방풍(防風) 기능이 있는 재킷, 바지 혹은 스커트 등과 양말, 장갑, 모자, 스파이크가 박혀 있는 신발 등의 골프용품을 통칭한다. 골프웨어는 스윙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디자인과 자외선, 폭우, 습도 등의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아웃도어(outdoor)와 스포츠웨어(sports wear)의 특성을 띈다. 또한, 골프는 착용 복식에 대한 규제가 심한 스포츠 중 하나로, 복장을 잘 갖추는 것은 골프 플레이어와 골프장 회원으로서의 자격을 설명한다. 우리나라의 골프장 복식 규범은 골프 종주국인 영국과 세계 골프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복식 규범에 비해서도 보수적인 성격을 띤다.
1920년대에 서양에서는 골프웨어로 니커보커즈에 트위드 재킷을 입거나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긴 양말과 트위드 캡, 펠트 모자를 썼던 반면, 우리나라 초기 골퍼들은 조끼까지 차려입은 신사복에 일반 구두를 신었고, 골프용 모자가 아니라 일반 중절모를 쓰는 정장 차림을 하였다. 1930년대 대표적인 골퍼로는 1935년 프로 자격증을 획득한 한국인 최초의 프로골퍼 연덕춘(延德春)이 있는데, 그에 의하면 당시 골프는 심판이 따로 없이 진행될 정도로 신사들의 스포츠라 불리면서 양복 재킷에 화이트 셔츠와 슬랙스, 넥타이, 구두까지 착용을 해야 하는 전통이 있는 등 복장 규정이 매우 까다로웠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에는 테이퍼드슬랙스(tapered slacks), 다양한 컬러와 문양의 바지 또는 반바지에 기존의 니트 셔츠보다 가볍고 통기성(通氣性)이 좋은 면 소재의 짧은 소매 셔츠가 남성 골프웨어로 착용되었다. 1960년대에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골프 인구가 증가하였고 여성 골퍼가 처음 등장하였다. 이에 따라, 골프웨어는 풍부한 컬러가 활용되고 스트레이트 슬랙스(strait slacks)에 면 셔츠와 브이넥 스웨터를 입는 등 일상복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었는데, 전문화된 브랜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개인이 맞춤복으로 제작하거나 수선해서 입는 수준이었다.
1970년대에 기능성을 중시하는 스포츠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골프웨어도 면 소재 피케 셔츠에 활동성이 좋은 팬츠 등 편안하고 캐주얼한 의상이 주를 이루었고, 바람막이 점퍼나 방수 소재의 기능성 옷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1970년대는 세계적으로 골프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골프 대회가 중계되고, 폭발적 인기를 구가하는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스타 프로골퍼의 의상 또한 대중들에게 어필하게 된다. 이에, 유명 선수들의 이름을 딴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 ‘아놀드 파머(Arnold Palmer)’ 등의 브랜드들이 인기를 끈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 ‘슈페리어(Superior)’,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등을 론칭하였고,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골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골프웨어 시장이 본격화되었다. 1990년대에는 한국 선수들이 국제 경기에서 좋은 성적으로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이고 대기업이 골프 패션 산업에 진입해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평상복(平常服)으로도 입을 수 있는 실용성(實用性)을 강조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골프웨어의 캐쥬얼화는 1998년 박세리 선수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할 때 반팔 셔츠에 검은색 반바지와 캡을 착용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골프웨어의 캐주얼화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는데, 1999년 백화점 바이어가 뽑은 최고 브랜드 1, 2위를 골프웨어 브랜드가 차지할 정도였다.
2000년대부터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needs)를 반영해 골프웨어 브랜드 세분화가 가속화되었고 보다 젊고 다양한 디자인이 등장하였다. 특히 여성 골프웨어의 슬리브리스나 쇼츠 등 과감한 스타일과 다양한 컬러와 패턴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골프 인구의 연령층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들도 일상에서 골프웨어 착용을 선호하면서 트렌드(trend)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신축성 소재와 UV 차단, 방수와 방풍, 습도와 체온을 조절해 주는 시스템 도입 등 골프웨어의 기능성도 더욱 향상되고 있다.
골프는 국내에 도입된 이후 대중에게 생소한 스포츠였고, 골프를 매개로 한 사회 문제로 인해 골프 관련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고급 스포츠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화된 스포츠로 인식되고, 남성 위주의 스포츠가 아니라 여성들이 활발하게 참여하게 되면서, 골프웨어 또한 변화하였다. 골프웨어는 스포츠 웨어인 동시에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높은 가격의 하이 캐주얼로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을 위한 의류에서 스포츠 웨어로서의 전문성과 고감성(高感性) 트렌드를 적용시켜 차별화된 디자인과 다양한 스타일로 변화하였다. 이는 골프웨어 소비가 이전에는 과시를 위한 ‘구별짓기’였다면, 이제는 경제적 여건이나 나이, 성별에 구애 받지 않고 골프를 즐기고 골프장에서 ‘인증샷’을 즐기는 MZ 세대를 위한 스포츠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며 높은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다는 것과 차별화되는 트렌드와 취향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이동하였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