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탁주제조협회는 1962년에 서울에서 설립된 막걸리 연합 제조장이다. 서울탁주제조협회는 국세청의 권유로 생겨났다. 국세청은 주세 보전, 탁주 유통 질서 확립, 부정 탁주 척결을 앞장세워 대도시를 시작으로 양조장 통폐합을 시도했는데, 그 첫 번째 대상이 서울에 있는 제조장들이었다.
1962년 당시 서울에는 51개의 탁주 제조장이 있었다. 이 탁주 제조장의 주주 51명이 모여 서울주조협회라는 이름으로 12개 연합 제조장을 결성하였고, 1980년에 협회 명칭을 서울탁주제조협회로 변경하였다. 서울탁주제조협회는 2022년 기준으로 구로, 강동, 서부, 도봉, 성동, 태릉 연합 제조장 등 모두 여섯 군데에서 막걸리를 제조하고 있다. 여섯 군데 연합 제조장은 개인 사업체 형태로 각 제조장의 주주들이 운영하고 있다. 산하 기관으로는 페트병을 만드는 오일기업, 쌀입국을 만드는 서울제국, 그리고 충청북도 진천에 서울장수주식회사가 있다.
서울탁주제조협회를 살펴보면, 현대 막걸리 변천사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국세청에서 주류 면허와 주세뿐 아니라, 제조법과 주재료와 알코올 도수와 용기를 모두 통제하던 시절이 길었는데, 그 지시를 가장 먼저 하달하여 따르게 한 곳이 서울탁주제조협회였기 때문이다.
서울탁주 연합 제조장에서 만들어진 초창기 막걸리는 말통과 탱크로리에 담겨서, 배급소나 음식점에 배달되었다. 서울탁주제조협회는 1978년에 막걸리 업체 최초로 말통 대신에 병에 담아 판매를 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비닐 병에 담아서 흐물흐물했는데, 2000년부터 페트병을 사용하면서 단단해졌다.
서울탁주제조협회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라 1966년부터 밀가루막걸리를 만들었는데, 1977년부터 1979년까지 쌀막걸리를 만들다가 1979년 11월부터 다시 밀가루막걸리를 만들었고, 1990년부터 쌀로 술을 빚게 되면서 쌀막걸리와 밀가루막걸리를 함께 만들게 되었다. 1996년에 자동 제국기로 쌀입국을 만들게 되면서, 밀가루막걸리를 단종시키고, 쌀막걸리만을 만들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서울탁주제조협회의 대표 상품은 알코올 도수 6%, 유통 기간 10일의 장수 생막걸리다. 말통 배달 시절에는 상표가 없었고, 비닐 병 시절에는 병에 양각된 형태로 ‘서울탁주’와 ‘막걸리’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 당시에는 판매 지역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서울탁주제조협회에서 만든 막걸리만이 서울에서 유통될 수 있었고, 서울 막걸리라는 이미지도 독점할 수 있어서 상표를 달지 않았다. 1986년에는 플라스틱 병에 ‘서울 막걸리’라고 적힌 비닐 상표를 사용하였고, 1991년부터 ‘서울 동동주’, ‘서울 청동동주’, ‘서울 쌀동동주’, ‘서울 생동동주’라는 상표를 썼으며 1996년부터 ‘장수’라는 상표를 사용하였다.
탁주의 지역 공급 제한이 폐지된 2001년 이전까지, 장수막걸리는 서울에서 유일한 막걸리 브랜드로 독점적인 위치를 누려왔다. 지방 양조장들은 농업 인구의 감소로 생산이 위축되고 내리막길에 접어들었지만, 장수막걸리는 서울과 수도권 인구의 증가와 함께 승승장구해 왔다. 장수막걸리는 현재 국내에서 단일 막걸리 브랜드로는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한 해에 2억 병을 팔아, 20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27개국에 수출하는데, 주력 상품은 살균 탁주인 ‘월매 캔막걸리’, ‘월매쌀막걸리’, ‘Ee:FF(이프)캔막걸리’, ‘장홍삼 장수막걸리’들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