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빚기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막걸리를 빚는 우리 고유의 생활 문화이자 국가무형유산이다. 막걸리의 어원은 체나 거름망으로 막 걸렀거나, 방금 바로 걸렀다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막걸리는 오래된 술의 형태를 지니면서, 현대까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123년(인종 1)에 고려를 방문한 송(宋)의 사신 서긍(徐兢)의 『고려도경(高麗圖經)』에서 “서민들은 양온서(良醞署)에서 빚은 좋은 술을 얻기 어려워서 맛이 박하고 빛깔이 진한 것을 마신다.”고 했던 기록에서 막걸리의 존재를 엿볼 수 있다. 막걸리는 신분이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즐겼던 술로, 이름도 다양하다. 벼슬아치나 문인들은 현이(賢耳), 현자(賢者), 탁료(濁醪), 앙(醠), 차(醝), 백주(白酒), 사주(事酒)라 불렀고, 한글로는 탁배기, 막자, 탁바리, 탁주배기, 큰술이라고도 불렀다.
막걸리는 전분이 함유된 곡물과 곰팡이를 피워 만든 누룩, 그리고 물로 빚는다. 쌀을 주식으로 삼았기에 막걸리의 주재료로 쌀이 많이 쓰였고, 1960년대에는 수입산 농산물이 밀려들자 정책적으로 양조장에 밀가루를 배급하여 밀가루 막걸리도 빚어졌다. 지역에 따라 좁쌀, 옥수수, 고구마를 섞어 술을 빚기도 하였다.
막걸리 맛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누룩이다. 전통적으로는 생밀을 빻아 단단하게 디뎌 천연 발효한 누룩을 사용했는데, 1960년대 이후로는 양조장에서 백국균을 파종하여 만든 입국(粒麴)을 주도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68%가 일반적인데, 소비자층이 다양해지면서 35%의 저알코올 제품이 나오고, 소규모 양조장이 등장하면서 10~12%의 프리미엄 막걸리도 생산되고 있다.
막걸리는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주재료로 빚는다.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집안에서도 쉽게 빚어 마실 수 있다. 맥주가 보리로 된 저알코올 탄산 음료라면, 막걸리는 쌀로 된 저알코올 탄산 음료다. 맥주가 액체 빵이라면 막걸리는 액체 밥이다. 밥을 삭혀 신선한 알코올 음료로 만들었기에, 밥 반찬이 안주로 쉽게 재해석되기도 한다. 막걸리의 최고 안주로 신김치를 꼽는 것도 그런 이유다.
막걸리는 한국인의 식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발효 음료다. 1935년에 「주세법(酒稅法)」이 강화되면서 집에서 술을 빚지 못하다가, 1995년부터 스스로 소비하는 술은 집에서도 빚을 수 있게 되었다. 생막걸리는 유산균(乳酸菌)과 효모(酵母)가 살아 있는 채로 유통되고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특별하다. ‘막걸리 빚기’는 마을 당제(堂祭)나 제사를 지내기 위한 의례이며, 손님맞이를 하기 위한 집안 요리이며,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누리고 싶어하는 식문화이기도 하다. ‘막걸리 빚기’는 한국인들이 가정에서 오래도록 향유해 왔던 생활 문화라는 점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문화 콘텐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