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정은 1927년 6월 13일에 충청남도 예산군에서 출생했다. 1943년에 서울대학교 문리대 예과부 이과 갑류를 수료했고, 1954년에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1955~1957년에 국방부 기좌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관을 지냈으며, 1957년에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한 후 조선전업주식회사에 입사했다. 1961~1976년에는 한국전력주식회사의 기술조사 과장, 기술부 차장, 기술 부장, 이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성낙정은 1982년에 한국전력공사의 초대 사장으로 임명되었다. 1983년에는 한국중공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1987년 한화그룹 고문을 거쳐 1988~1996년에 한화에너지 사장, 부회장, 회장을 역임했다. 1993년에는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의 첫 선거로 11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성낙정은 전력의 질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220볼트로 승압하는 사업을 직접 지휘했다. 당시에는 국방부와 체신부 등 각계의 반대를 극복해야 했지만, 그때의 노력이 밑거름되어 오늘날 우리나라의 송배전 체계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수준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220볼트 승압사업은 1973년 1월에 시작되어 2005년 11월에 완료되었다.
특히 성낙정은 전력 계통의 안전 장치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중성점 직접 접지 방식을 채택한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방 후에도 일제강점기에 주로 사용했던 소호선륜(消狐線輪)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이 방식은 접지 사고가 났을 때 사고 전류를 자동적으로 없애주긴 하지만, 전력 계통이 커지고 복잡해지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성낙정은 한국전력에서 전력 계통을 분석하고 계획하는 일선 책임자로 재직하면서 중성점 직접 접지 방식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성점 접지 방식은 전력 계통에서 발전기나 변압기의 전기적 중성점을 접지시키는 방식으로, 세부적으로는 직접 접지 방식과 저항 접지 방식 등이 있다. 그중 직접 접지 방식은 중성점을 금속에 직접 접지하므로 이상 전압의 발생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어 전력 기기의 절연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지락(地絡) 사고가 나면 전류가 크기 때문에 보호 계전기에 의한 사고 검출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1982년에는 한국전력주식회사가 한국전력공사로 전환되었고, 성낙정은 한국전력공사의 초대 사장으로 임명되었다. 당시에 공사 사장은 정부 장관을 지냈거나 군 장성 출신이 맡는 것이 당연시되었기 때문에 그가 사장이 된 것은 극히 예외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사실상 성낙정은 한국전력 직원 출신으로 관리직과 부사장을 거쳐 최고 경영자에 발탁된 첫 사례에 해당한다. 그는 한국전력공사의 사장으로 부임한 뒤 경영의 내실을 다지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바탕으로 봉사 수준의 향상, 경영 체질의 강화, 재무 구조의 건전화, 공직자의 의식 개혁을 내걸고 경영 개혁을 강력히 추진했다.
성낙정은 전력 산업의 동향과 과학 기술의 발전 방향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다.
성낙정은 1978년 은탑 산업훈장, 1983년 금탑 산업훈장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