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진은 기존 왕의 초상화인 어진이라는 용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진으로 촬영한 왕의 초상화를 일컫는다. 고종은 많은 초상사진을 남겼으나 현전하는 대부분의 사진들은 일본인이나 서양인들에 의해 제작된 것이다.
조선의 고종과 왕세자의 모습을 최초로 촬영한 사람은 미국인 퍼시발 로웰(Percival Lowell, 1855~1916)로 1883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경성에 주1 1900년경 무라카미 텐신[村上天眞]이 고종과 순종의 전신 사진을 촬영했으며, 1907년 이와타 카나에[岩田鼎]가 촬영한 고종의 좌상 사진 등이 알려져 있다. 1884년 3월 13일 로웰과 동행하여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지운영(池雲英)이 고종과 왕세자의 사진을 촬영했다는 기록이 주2 그러나 지운영의 사진으로 알려진 것들은 여러 본 있으나 추정에 의한 것으로 정확히 입증할 만한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5년 한국문화재재단이 조사하여 미국의 뉴어크박물관[The Newark Museum of Art]에서 찾아낸 1905년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이 촬영한 고종의 어사진은 제작자와 시기가 명확하게 기록된 최초의 고종황제 초상사진으로 사진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그 가치가 매우 높다.
미국 스미소니언재단[The Smithsonian Institution] 산하에 있는 프리어새클러갤러리[Freer Gallery of Art and Arthur M. Sackler Gallery]의 아카이브[Archives][^3] 역시 1905년 제작의 고종황제 어사진 1점과 당시 황태자[순종]의 어사진 1점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가의 이름은 기입되어 있지 않지만, 스미소니언의 아키비스트들은 사진 소장의 역사적 경과를 추적해서 이 사진들도 해강 김규진이 찍었음을 밝혔다고 주4
고종과 순종의 어사진은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일 병합의 위기에 처한 고종은 미국의 도움을 얻고자 루즈벨트 대통령이 파견한 미국 순방단 앨리스 루즈벨트에게 고종과 순종의 사진을 선물하였다는 점에서 어사진이 근대기에 단순히 어진을 대체하는 개념을 넘어 외교적 가치를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주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