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사(白蓮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의 본사 금산사(金山寺)의 말사이다. 이 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찰 가운데 하나로 덕유산(德裕山) 구천동 계곡의 거의 끝, 해발 약 900m 지점에 있다.
830년(흥덕왕 5)에 무염국사(無染國師)가 백련사를 창건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이에 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1820년(순조 2)에 혜언(慧彦)이 백련사에서 화엄회(華嚴會)를 열었다는 것이 이 절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이므로, 조선시대에 절을 창건하고 절의 역사적 전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후대에 창건설화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1900년(광무 4)에 무주부사 이하섭(李夏燮)이 낡은 가람을 고쳤는데, 6·25 전쟁 때 모두 소실되었다. 1961년에 인법당을 지었고, 이후 무주 구천동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백련사도 함께 복원되기 시작하였다. 1967년에 무주 읍내에 있던 전라도 무주부(茂朱府: 현 무주군)의 조선시대 동헌(東軒) 건물을 백련사로 이전하여 요사(寮舍) 문향헌(聞香軒)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 · 명부전 · 보제루 · 천왕문 · 일주문 · 범종각 등이 있다.
백련사 계단(白蓮寺 戒壇)은 향적봉으로 오르는 뒷산에 있는 계단(戒壇)으로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제42호이다. 높이 30㎝, 지름 100㎝ 크기의 원형 대좌 위로 높이 약 2m, 둘레 약 4m의 우람한 종모양의 탑신이 높여 있다. 이 탑신은 고려시대에 구천동사(九千洞寺)를 창건한 대원대도대사(大院大都大師)의 승탑이라고 전하지만 실제로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매월당 부도(梅月堂 浮屠)는 매월당 설흔(梅月堂 雪欣)의 승탑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제43호로 지정되어 있다. 둥근 대석 위에 종모양의 탑신을 올려 놓았는데, 대석에는 복련(覆蓮)을 새겨 놓았고, 탑신의 상륜(相輪)부는 보륜을 조각한 뒤 그 위에 유두형 보주를 조각했다. 탑신의 윗면과 보주 위에는 화려한 복련과 앙련(仰蓮)을 새겼다. 예전에는 이 부도가 매월당 김시습의 부도로 알려져 있었으나, 탑신에 ‘매월당 설흔지탑(梅月堂雪欣之塔) 건륭갑진삼월 생질 임선행 건립(乾隆甲辰三月甥姪林善行建立)’이라는 기록이 새겨져 있어서 다른 인물인 매월당 설흔의 승탑으로 확인되었다. 매월당 설흔은 안국사 극락전 후불탱 화기에 증명비구로 등장할 정도로 무주 일대에서 명성이 높았던 스님이다.
천왕문 앞 왼쪽에는 1609년(광해군 2)에 세운 정관당 일선(靜觀堂 一禪)의 승탑이 있다. 이 승탑은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102호로 지정된 백련사 정관당 부도(白蓮寺 靜觀堂 浮屠)이다. 일선은 유정, 언기, 태능과 함께 휴정의 4대 제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스님이다. 일선은 이곳 백련사에서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