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암금보』는 17세기 전반 『양금신보』(1610)와 『신증금보』(1680) 사이의 시기에 거문고와 소의 음악을 기보한 악보이다. 이 악보는 거문고 음악을 합자보와 육보로 함께 기록하며, 「평단」을 최초로 소개한다. 특히 「소 평조계면조」는 다른 고악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악보로, 소의 연주법을 지공 번호와 구멍의 개폐 부호와 글자로 음의 높이를 표현하며, 연주 용어, 시가 용어, 셈여림 용어, 악상 용어 등이 사용되었다. 이 악보는 17세기 전반의 음악 양식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된다.
편자 및 연대 미상. 악보의 후반부에는 퇴계가 지은 「청량산육육봉(淸凉山六六峯)」과 백운암(白雲庵)이란 호를 가진 작가가 지은 「초당 지어 백운 덥고」라는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악보를 해제한 이혜구(李惠求)는, 퇴계에게는 ‘퇴계선생’이란 존칭을 사용했지만 백운암에게는 존칭을 붙이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백운암을 이 금보의 편찬자로 추정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이 악보는 편의상 ‘백운암금보’로 불리며 현재까지 이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혜구는 이 금보의 연대를 『양금신보(梁琴新譜)』(1610)와 『신증금보(新證琴譜)』(1680) 사이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 근거로 이 금보에는 구음 ‘들’에 대한 생소함 때문에 ‘딩’을 사용한 점, 우조의 조현법을 아직 잃지 않고 평조의 조현법과 병용한 점, 따라서 평조의 주음 ‘大五’를 ‘당’으로 부르고 ‘덩’으로 부르지 않는 점, 「 중대엽」을 「 삭대엽」보다 우대하는 점 등을 주3
『백운암금보』는 음악, 악보 해석, 현악기의 줄을 고르는 법〔調絃法〕, 시 등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다.
좌수지법(左手指法)과 현의 약호(略號) 설명, 「 평조 중대엽 제1·2·3」 · 「평조 북전」 · 「 우조 중대엽 제1·2·3」 · 「우조 북전」 · 「우조계면조 중대엽 제1·2·3」 · 「우조계면조 북전」 · 「조음(속칭 다ᄉᆞ림)」 · 「 감군은 평조」 · 「 만대엽 낙시조」 · 「 평단(平短)」 · 「신증(新增) 우조 삭대엽 제1·2」 · 「우계조 (삭대엽)」 · 「북전」, 조현법 설명, 「 소(簫) 평조계면조」, 퇴계의 「청량산육육봉(淸凉山六六峯)」과 백운암의 「초당(草堂)지어 백운(白雲) 덥고」 시 2수, 가지풍도형용(歌之風度形容) 설명, 거문고의 평조 산형 그림 등을 수록하고 있다.
이 악보는 거문고 음악을 합자보(合字譜)와 육보(肉譜)로 함께 기록하며, 거문고 음악의 「평단」을 최초로 소개한다. 특히 「소 평조계면조」는 다른 고악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악보로, 소의 연주법을 지공 번호 ‘一 · 二 · 三 · 四 · 五’와 구멍의 개폐 부호(개(開) : ○, 폐(閉) : ●)와 글자로 음의 높이를 표현한다. 또한 연주 용어로 ‘自’(…로부터), ‘亮吹’(맑게 내라), ‘平吹’(평으로 내라) 등이 사용되며, 시가 용어와 관련한 용어 ‘一時幷合’(빠르게 순차적으로 막으라), ‘一時幷開合’(빠르게 순차적으로 열어라) 등이 사용되었다. 셈여림 용어로 ‘長吹’(길게 내라), ‘小長’(약간 길게 내라) 등이 사용되고, 악상 용어로 ‘小吹’(여리게 내라), ‘稍遲’(조금 느리게), ‘爰吹’ 또는 ‘緩吹’(천천히 불라)와 같은 용어가 주4
『백운암금보』는 1610년의 『양금신보』와 1680년의 『신증금보』 사이의 다양한 음악 양식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음악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17세기 전반의 풍류 음악 양식과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시기의 음악 형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